"패럴림픽 돕고 싶어 휴가 내고 평창 왔어요"

입력 2018.03.10 03:02

외국인 장애인 자원봉사자 6명… 美·獨·佛·英서 자비로 참가
런던·리우 패럴림픽, 수퍼볼 등 대회 봉사 경력 풍부한 베테랑들

"장애인 올림픽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회사에 휴가를 내고 달려왔죠."

미국 미네소타주(州) 출신 브라이언 컨런(36)씨는 지난 3일 들뜬 마음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척추 손상으로 양쪽 다리를 쓸 수 없다. 어린 시절부터 휠체어를 타고 다닌 그에게 패럴림픽은 꿈의 무대였다. 그는 "패럴림픽은 장애인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대회"라며 "경기에서 뛰는 선수가 아니더라도 패럴림픽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영광"이라고 했다.

강릉하키센터 안내 도우미로 활동하는 독일인 케이 리커(왼쪽)씨와 정선 알파인스키장에서 경기 운영을 돕는 미국인 브라이언 컨런씨.
평창패럴림픽을 돕기 위해 외국에서 온 장애인 자원봉사자들. 강릉하키센터 안내 도우미로 활동하는 독일인 케이 리커(왼쪽)씨와 정선 알파인스키장에서 경기 운영을 돕는 미국인 브라이언 컨런씨. /주형식 기자
9일 개막한 평창 패럴림픽 현장에서 선수와 관광객들이 가장 자주 만나는 자원봉사자들은 '올림픽의 얼굴'이다. 이번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자원봉사자 총 5822명이 평창·강릉·정선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중 34명이 장애인 자원봉사자들이다.

컨런씨처럼 외국에서 온 장애인 자원봉사자는 6명이다. 미국인 3명, 독일인 1명, 영국인 1명, 프랑스인 1명이다. 자원봉사자 최서영씨는 "낯선 땅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컨런씨는 정선 알파인스키장에서 경기 운영을 돕는다. 미국의 한 내비게이션 회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그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회사에 3주 휴가를 냈다. 왕복 비행기 삯은 스스로 부담했다. 그는 "열아홉 살 때부터 취미로 장애인용 좌식 스키를 탔다"며 "스포츠는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삶의 활력"이라고 했다.

그는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베테랑'으로 통한다. 2012년 FIS(국제스키연맹) 크로스컨트리 월드컵(스웨덴)에서도, 지난달 열린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 수퍼볼(미 프로 풋볼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의 교육을 담당했다. 컨런씨는 "올림픽, 수퍼볼처럼 큰 규모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중요하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정선 소고기 맛집을 소개시켜 주고 싶다"고 했다.

다리가 불편한 독일인 케이 리커(32)씨는 지난 2월부터 강릉에 머물고 있다. 스웨덴의 한 교육 기업에 다니는 그는 평창올림픽부터 패럴림픽까지 자원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평창올림픽 때 관동하키센터 안내 봉사를 맡았던 그는 패럴림픽에선 강릉하키센터의 안내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산소 부족으로 귀 균형 기관이 손상돼 제대로 걸을 수 없다. 스무 살 때부터 스키를 탄 그는 "비록 선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열렬한 동계 스포츠 팬"이라고 했다.

패럴림픽 자원봉사만 3번째다. 런던·리우 패럴림픽에서도 자원봉사를 했다. 그는 한국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에 감동했다고 한다. 그는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이 보여준 친절한 모습은 금메달을 받을 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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