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 잡으면 '전국구 맛집' 된다 아입니꺼

입력 2018.03.09 03:03

[프랜차이즈 브랜드 10곳 중 1곳 대구·경북서 출발… '외식 메카' 비결은]

식당 창업·운영비 서울보다 저렴, 섬유·패션도시답게 유행에 민감
맛집 소문나면 손님 몰리지만 수준 떨어지면 가차 없이 외면
한 곳뿐인 도심, 동성로에 밀집 "살아남았다면 경쟁력 검증된 것"

'따로국밥'은 대구 음식이 얼마나 변변치 못한지 이야기할 때 흔히 거론되는 음식이다. "오죽 내세울 음식이 없으면 국과 밥을 따로 주는 메뉴가 도시의 대표 음식이냐"는 것. 하지만 요즘 이런 말 하면 진짜 대구를 모르는 소리다.

대구는 외식 브랜드의 산실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3500여 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중 11%가 넘는 400여 곳이 대구·경북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서울·경기 다음으로 많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대표적이다. 대구는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의 본산지로 꼽힌다. '교촌' '호식이두마리' '페리카나' '처갓집양념치킨' 등 수많은 유명 치킨 브랜드가 대구에서 태어났다.

대구 출신 브랜드는 치킨 프랜차이즈뿐만이 아니다. '서가앤쿡' '미즈컨테이너' '대구근대골목단팥빵' '신전떡볶이' '대구반야월막창' 등 전국구 프랜차이즈 브랜드 상당수가 대구에서 출발했다. 서가앤쿡은 음식의 양을 거의 2인분으로 늘린 '2인 1메뉴'를 합리적 가격에 제공해 젊은 여성들에게 폭발적 사랑을 받으며 전국 90여 개 매장을 보유한 패밀리 레스토랑. 대학 구내식당으로 시작한 미즈컨테이너는 숟가락으로 떠먹는 피자, 샐러드와 파스타를 한 접시에 담은 파스타샐러드 등 독특한 메뉴로 서울 강남까지 진출했다. 2인 1메뉴, 떠먹는 피자 등은 이제 흔해졌지만 이 브랜드들이 창업한 2000년대 중반만 해도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시도였다.

대구근대골목단팥빵은 2015년 대구 남성로에 1호점을 연 비교적 역사 짧은 브랜드임에도 직영점만 전국 15곳 운영 중이다. 신전떡볶이는 1970년대부터 대구에서 유행했지만 다른 지역에는 없던 '후추 소스 떡볶이'가 중독성 있는 매운맛으로 호평받으며 전국 560여 개 매장을 가진 떡볶이업계 2위 업체이고, 대구반야월막창은 숙성 생막창을 앞세워 전국 140여 매장을 운영 중이다.

외식 창업 전문가들은 "대구는 '외식 도시'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고 말한다. 김인복 외식창업프랜차이즈 연구원장은 "대구는 식자재 원가, 매장 임대비 등 식당 창업·운영비가 서울보다 월등하게 저렴하다"고 했다. 그는 또 "대구에는 섬유 산업으로 축적한 부를 토대로 외식에 진출한 업체가 많다"며 "돈과 조직을 갖춘 프랜차이즈 기업이어서 대구에서 성공한 브랜드는 서울에서도 통할 정도로 음식·인테리어·서비스 등 전체적 식당의 기획 완성도가 높다"고 했다.

식당 창업·운영 비용이 서울보다 저렴한 지방 도시는 대구뿐만이 아니다. 하지만 대구는 섬유·패션 산업이 발달했던 도시답게 소비 성향이 강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가졌다는 점에서 다른 도시와 차이가 있다. 대구의 맛집 블로거 '모모짱' 전문양씨는 "대구는 보수적인 도시로 알려졌지만 젊은 층은 유행에 매우 민감하다"며 "어떤 식당이나 카페가 최고라고 소문이 나면 그곳으로 몰리지만, 반대로 조금이라도 수준이 떨어지면 가차 없이 외면한다"고 했다. 신도시 개발로 중심지가 분산된 다른 대도시와 달리, 대구는 도심이 동성로 한 곳뿐이다.

외식업체들이 동성로에 밀집해 엄청나게 경쟁이 치열하다. 대구근대골목단팥빵을 운영하는 '홍두당' 정성휘 대표는 "동성로 상권에서 살아남았다면 전국 어디서도 성공할 만큼 경쟁력이 검증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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