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차기 총리… 친러 극우냐, 32세 포퓰리스트냐

입력 2018.03.08 03:04

- 동맹당 살비니
민족주의 자극·난민 수용 비판
베를루스코니가 이끈 당 제치고 우파연합에서 최다 득표 얻어

- 오성운동 디 마이오
기본소득 100만원 공약으로 청년·빈곤층 압도적 지지 받아
이탈리아 역대 최연소 총리 도전

극우 정당인 동맹당의 마테오 살비니(45) 대표냐, 신생 정당인 오성(五星)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32) 대표냐.

이탈리아의 차기 총리 후보군이 두 사람으로 좁혀졌다. 살비니의 동맹당은 지난 4일 치러진 총선에서 원내 최대 정파인 우파연합 4개 정당 중 최다 득표(17.7%)를 했다. 디 마이오의 오성운동은 단일정당으로 가장 많은 표(32.2%)를 얻었다. 두 사람 중 누가 총리가 되든 '반(反)유럽연합' '반난민'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살비니는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태어나 밀라노대학을 다녔다. 잘사는 지역인 북부의 정서를 대변해 왔다. 남부 이탈리아 사람들을 가리켜 "게으른 기생충들"이라고 공개 비난한 적도 있다. 동맹당은 1991년 '북부 동맹당'으로 창당됐는데,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전국 정당으로 변신하겠다며 당명(黨名)에서 '북부'를 뗐다. 살비니는 친(親)러시아 성향이며, 북한이나 동유럽 국가에도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나라들"이라며 호의적이다.

살비니(사진 왼쪽), 디 마이오.
살비니(사진 왼쪽), 디 마이오.
살비니는 선거전에서 "이민자, 이슬람교에 맞서 이탈리아를 지키자"고 외치며 민족주의를 자극하고, 난민 수용을 거칠게 비판했다. 이게 먹혔다. 4.1%를 득표한 2013년 총선과 비교해 동맹당은 4배 많은 표를 얻었다. 원래 우파연합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 이탈리아당'(13.9% 득표)이 중심이었지만, 투표함을 연 결과 살비니는 베를루스코니도 제쳤다.

살비니가 북부라면 디 마이오는 남부 색채다. 남부 아벨리오 출신으로 고향에서 가까운 나폴리대를 다녔다. 집안 형편이 나빠 종업원, 건설 일용직으로 일하며 학비를 벌었다. 대학생 때도 정치에 관심을 보인 디 마이오는 2009년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오성운동을 세울 때 창당 멤버로 정치에 입문했다. 2013년 총선에서 하원 의원에 당선돼, 하원 부의장에 지명됐다. 이때가 27세였다.

디 마이오는 과실치사 전과로 공직을 맡을 수 없는 당수 베페 그릴로를 대신해 지난해 당 대표가 됐다. 만약 그가 총리가 되면 이탈리아 역대 최연소 총리다. 디 마이오는 월 780유로(약 104만원)의 기본소득을 전 국민에게 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젊은 층과 빈곤층이 환영하고 있지만 지나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독자적인 정부 구성이 가능한 40%를 넘긴 정당은 없다. 따라서 앞으로 어떤 합종연횡이 이뤄지느냐에 따라 집권 세력이 결정된다. 선거에 패배한 여당인 민주당이 어느 쪽의 손을 잡느냐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 안에서는 연정에 참여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우파연합과 함께 독일식 '좌우 대연정'을 이끌어내면 살비니가 총리가 되고, 오성운동과 같은 배를 타기로 하면 디 마이오가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당끼리 합종연횡해서 의석의 과반수를 확보한 '여당'이 탄생하고 총리가 선출되려면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이탈리아 언론은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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