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주민을 바보 만드는 기초의원 공천제

조선일보
  • 김광수 용인시 아파트연합회 회장
입력 2018.03.08 03:08

김광수 용인시 아파트연합회 회장
김광수 용인시 아파트연합회 회장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기초의원은 한 선거구에서 1명을 뽑는 게 아니라, 몇 명씩 선출한다. 대부분 2인 선거구로 되어 있다. 거대 양당의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당선되는 구조다. 그래서 폐지해야 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여야 제1당에서 1명씩 공천하면 거의 무조건 당선된다.

기초의원은 제도상 한 선거구에서 2~4명 뽑게 돼 있다. 이를 각 시·도 조례로 정한다. 경기도의 경우, 이 조례를 도의원들이 정하다보니 수도권은 거의 다 2인 선거구로 되어 있다. 도의원은 광역의원이다. 선거구당 1명씩 뽑는다. 용인시의 경우, 11개 기초의원 선거구 가운데 9개가 2인 선거구이고, 2개만 3인 선거구다. 왜 두 곳은 3인 선거구인지 의문이다. 특별한 논리는 없고, 도저히 2명으로 쪼갤 수 없는 곳이어서 3명이 되었다고 한다.

이 2인 선거구를 두고 '살당공락(殺當孔落)'이라는 말이 생겼다. '살인마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고, 공자님도 공천을 못 받으면 떨어진다'는 얘기다. 반대로 말하면 공천받지 못하면 절대 당선될 수 없다. 당이 공천권이 아니라 당선권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배지를 나눠주는 셈이다. 그러니 기초의원들이 주민들한테 아무리 욕을 먹어도, 아무리 많은 사람이 민원을 내서 조례 개정을 요구해도 꿈쩍하지 않는다. 용인시를 예로 들면,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용인에만 조례가 없어서 아파트 노후 수도관 보조금과 경비실 냉난방 지원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작년 가을 용인시가 입법 예고한 뒤 의회에 넘긴 사안인데 특정 의원이 반대했다고 한다. 정식 표결도 아니고 그냥 합의해서 결정했다니 어이없는 일이다.

이 문제가 왜 심각한지 잘 모르는 시민이 많다. 기초의회는 생활 밀착형 주민자치를 위한 것 아닌가. 그러니 중앙당이 공천 결정과 개입을 하지 않아야 맞는다. 공천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니 후보 시절이건 의원이 되어서건 주민들에게 표를 얻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 오로지 권력을 가진 당의 유력자에게 줄을 서려고 할 뿐이다. 이런 현실이 주민자치를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다. 기초의원은 정당 공천제 폐지가 정답이다. 하지만 정 어렵다면 선거 구역을 넓히고 당선자를 3~4인으로 늘려서 당의 공천과 무관한 보통 사람도 실질적 경쟁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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