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


7일 인터넷매체 프레시안을 통해 '여대생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정봉주 전 의원이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서울시장 출마기자회견을 연기했다.
프레시안은 이날 현직기자 A씨와 인터뷰를 인용, "피해자가 대학생 시절이던 7년 전 정 전 의원이 호텔로 불러 강제키스 등 성추행을 했다"고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다. 정 전 의원 측은 보도가 나오자 "오전 11시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가 11시 직전 행사를 취소했다. 행사를 취소한 정 전 의원 측은 "입장이 정리될 때까지 출마선언을 조금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기자회견 시작 5분 전 "오늘 보도된 내용과 관련해 입장 정리에 시간이 필요해 회견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출마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고 회견 시간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기자 A씨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정 전 의원이 2011년 기자 지망생 신분이던 나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로 불러내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보도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2011년 11월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애청자였던 A씨에게 강연에서 만나 연락처를 줬고 이후 연락을 주고 받았다.
정 전 의원은 A씨가 다니는 대학에서 강연이 있다며 강연 홍보를 A씨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강연 후 뒤풀이를 통해 정 전 의원은 A씨와 친분을 쌓고 수시로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A씨는 전화, 문자 메시지 내용이 이상하다고 느껴 공식적으로 쓰는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번호를 알려줘 이후로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자 정 전 의원은 A씨 친구에게 전화를 해 'A는 요즘 뭐 하고 지내기에 연락이 안 되냐', 'A는 방송 일 하면 잘 할 것 같은데 코 수술만 하면 좋을 것 같다', 'A랑 친한 C도 예쁘고 좋은데 너무 세보여서 좀 그렇다', 'A가 가장 순해 보인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A씨 친구도 정 전 의원의 전화를 피하자 연락이 뜸해졌다.
A씨는 정 전 의원이 2011년 말 구속 수감 직전인 12월 자신에게 연락을 해 '감옥 들어가기 전에 한 번만 얼굴을 보고 가고 싶다'며 만나자고 해 (여의도) 렉싱턴 호텔(현 켄싱턴 호텔) 1층 카페에서 기다렸다고 했다. 카페 직원은 A씨를 룸으로 안내했고 한 시간 뒤 정 전 의원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날은 정 전 의원이 구감되기 사흘 전인 12월 23일이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의원은 A씨에게 '보고 싶었다', '남자친구는 있냐' 등의 말을 해 A씨는 자리를 피하려고 일어섰다고 했다. A씨는 “(정 전 의원이) 갑자기 제 쪽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포옹을 하자며 저를 안더니 갑자기 키스를 하려고 얼굴을 제 앞으로 들이밀었어요”라고 말했다고 프레시안은 전했다. 이후 A씨는 정 전 의원을 밀치고 룸에서 빠져나왔다고 했다.

이후 A 씨는 TV에서 구속 전 아내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는 정 전 의원의 모습을 봤다. A씨는 "저 사람들은 정봉주가 이런 이중적인 사람인지 알까, 힘없고 뭣 모르는 대학생을 상대로 아무 거리낌 없이 성적으로 다가오는 그 뻔뻔함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정 전 의원은 만기 출소 뒤에도 A씨에게 연락을 했다고 한다. 이때는 A씨와 A씨 친구가 기자가 된 상태였다. 정 전 의원은 '정치인 대 기자로서 해줄 이야기가 있다'며 만나자고 하면서 A씨에게 친구도 함께 나오기로 했다고 했지만 거짓이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는 약속을 취소했고 그 이후로 일체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A 씨가 7년 전 일을 폭로한 이유는 정 전 의원이 최근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파렴치한 사람에게 그런 큰일을 맡길 수 없잖아요. 서울시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데, 이 사람이 가장 위험한 사람이니까요"라고 했다고 프레시안은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주변 기자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정 전 의원이 대학 특강 다닐 때 어린 여대생들에게 불미스러운 행동을 하고 다녔다는 소문이 도는 것 같다"며 "혹시 다른 피해자가 있다면 함께 용기를 내주면 좋겠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에 대해 "답변할 이유가 없다"며 "명예훼손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고 프레시안은 전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하는 등 'MB 저격수'로 이름을 알렸지만, 2011년에 선거법 위반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징역 1년, 피선거권 박탈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지난해 12월 정치인 가운데 유일하게 특별사면을 받고 지난달 7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다.

정 전 의원은 2012년 12월 25일 만기 출소 후 SBS '정봉주의 정치쇼', tbs 교통방송 '정봉주의 품격시대', 채널A '외부자들', TV조선 '시그널' 등에 출연했고 최근 서울 시장 출마를 위해 방송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