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취임 1년 안돼 성사… '판문점 셔틀 정상회담' 열릴까

조선일보
  • 정우상 기자
    입력 2018.03.07 03:03 | 수정 2018.03.07 08:08

    [남북 '3·5 합의']

    4월 말 판문점서 남북정상회담

    DJ 임기중반, 盧는 임기 마지막해… 1·2차 정상회담과는 확연히 달라
    장소도 최초로 평양 아닌 판문점

    여권 "남북합의, 국회 비준 거쳐 돌이킬 수 없는 조약 추진도 검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대북 특사단이 2007년 노무현 정부 이후 11년 만에 오는 4월 말 판문점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10일 김여정 특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한 지 25일 만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처음으로 평양이 아닌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 특히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역대 정상회담과 여러 측면에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보 소식통은 "정상회담은 김정은의 친서 전달 이전부터 남북 간에 논의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북 특별사절단으로 방북한 뒤 이날 돌아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북 특별사절단으로 방북한 뒤 이날 돌아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정 실장 뒤는 서훈 국정원장. /청와대
    남북은 특사단과 김정은의 접견 및 만찬 직후부터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합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실망스럽지 않은 결과가 있었다"고 했고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수뇌상봉(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만족한 합의를 봤다"며 "(김정은이) 해당 부문에서 이와 관련한 실무적 조치들을 속히 취할 데 대한 강령적 지시를 줬다"고 보도했다.

    정상회담 장소는 판문점에서도 우리와 유엔 관할 지역인 평화의 집이다. 정의용 실장은 기자들에게 "2000년과 2007년 두 번의 정상회담은 모두 평양에서 열렸지만, 이번은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그것도 남측 구역인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정상회담 직후 김정일의 서울 답방이 예상됐지만 2007년에도 평양에서 정상회담이 열렸다.

    시기도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 "마음이 급한 것 같다.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일러야 올 하반기에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장소
    정상회담 시기가 대폭 앞당겨진 데 대해 정보 소식통은 "그동안 남북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물밑 대화를 상당 부분 진척시켰고, 북한이 대화 기간 중 핵실험 일시 중단 같은 비핵화의 '초기 조치'를 수용한 것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역대 정상회담과 비교해도 이번 정상회담은 빠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중반인 2000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였던 2007년에 정상회담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취임 후 1년도 안 돼 정상회담을 하는 첫 대통령이 됐다. 문 대통령은 2007년 정상회담을 회고하면서, 임기 마지막 해에 열려 남북 합의가 정권 교체 이후 무효화된 점을 아쉬워했다.

    여권에선 "임기 1년 차 조기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합의를 국회 비준까지 거쳐 돌이킬 수 없는 '조약'으로 추진할 생각도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판문점 정상회담이 합의되면 이후에는 판문점 북측과 남측을 오가며 '셔틀 정상회담'이 정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남북은 조만간 정상회담을 위한 구체적 실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작년 '베를린 구상'을 통해 제안한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군사 당국 간 회담도 논의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 의제는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의 '10·4 합의'가 근간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10·4 합의에는 개성공단 2단계 착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등 경제 협력과 이산가족 상봉, 인도적 협력, 정전(停戰) 체제 종식을 위한 다자(多者) 정상 모임 등이 포함됐었다. 그러나 여기엔 대규모 재정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치적 찬반 공방과 함께 유엔 제재 위반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