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5일 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를 제명하기로 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밤 긴급 최고위원회 직후인 오후 10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안희정 지사에 대한 뉴스 보도에 대해서 당대표로서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당은 이에 대해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며 “그 결과 안희정 도지사에 대해서는 출당 및 제명 조치를 밟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출당 및 제명 결정은 안 지사에 대한 보도가 나온 뒤 오후 8시 20분경으로부터 2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과거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인 오후 9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안 지사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
민주당 최고위는 안 지사를 제명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안 지사의 해명은 듣지 않았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사실 확인 과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피해자의 이야기로 당이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안 지사에게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야당은 안 지사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성범죄자를 감싸면 안 된다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안 지사에 대해 "참 나쁜 사람이다. 최대한 빨리 모든 사실을 정직하게 고백하고 국민께 사죄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피해자 수행비서의 눈물의 폭로를 듣고 있자니 안 지사는 참 나쁜 사람”이라며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는 변명도 무척 부적절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수석대변인은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백장미를 들고 나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거론하면서 “백장미를 들고 본회의장을 우롱하고, 백장미를 들고 국민을 기만했던 민주당은 더이상 백장미를 더럽히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역시 안 지사의 즉각적인 지사직 사퇴와 함께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하라고 촉구했다.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안 지사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며 용감한 폭로로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없도록 주무기관의 적극적 대처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 수석대변인은 “(수행비서의 폭로에 대해) 안 지사는 합의한 관계이며 강압은 없었다며 지금껏 ‘미투’ 운동을 통해 성범죄 사실이 드러난 추악한 사회지도층 인사들과 하나도 다를 것 없는 대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가 마침 이날 미투 운동 옹호 강연을 한 것과 관련해서는 “정치권에서 관용적으로 써왔던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문구를 안 지사가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