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혁신주도 성장 가속...과잉공급 해소보다 AI 등 신흥산업 육성에 방점

입력 2018.03.05 19:03 | 수정 2018.03.06 04:59

리커창 전인대 정부업무보고, 공급측 개혁 양질 공급 제공에 최우선 순위
올해 성장률 목표치 6.5% 안팎..금융리스크⋅빈곤퇴치⋅환경보호 예산 늘려
시진핑 종신집권 열 개헌안 설명에 대표들 박수로 화답...11일 통과 확실시


리커창 중국 총리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인대에서 정부업무보고를 발표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중국이 혁신 주도 성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시진핑(習近平) 경제 정책, 시코노믹스의 핵심인 공급측 구조개혁의 최우선 과제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철강 석탄 같은 과잉공급 업종의 공급 감축에서 빅데이터 차세대 인공지능(AI)등 신흥산업 육성으로 바뀌고 있다. 비효율적 공급을 줄이는 것보다 혁신을 통한 양질의 공급 증대에 중점을 두는 공급측 개혁 버전 2.0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 개막식에서 행한 정부업무보고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작년 목표치인 6.5% 안팎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실제 성장률 6.9% 보다 낮지만 연간 1100만명의 일자리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중속 성장이라는 게 중국 지도부의 판단이다. 리 총리는 “6.5% 정도의 성장률을 확보하면 비교적 충분한 취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혁신 주도 성장을 위해 기업 세부담 감축, 규제완화 심화, 업그레이드 된 대중창업 환경 조성 등을 강조했다. 특히 신흥산업과 제조강국 건설에 속도를 내야한다며 빅데이터 AI 반도체 제5세대 이동통신 항공기 엔진 신에너지자동차 신소재 등을 거론했다. 작년보다 항공기엔진과 신에너지자동차가 추가됐다.

리 총리의 이날 정부업무보고는 중국 경제가 양적 성장 시대를 접고, 질적 성장 시대에 본격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국정운영의 첫번째 원칙을 지난해 ‘안정적 성장’에서 올해 ‘고품질 성장’으로 바꾼 게 이를 뒷받침한다.

리 총리는 올해에도 작년과 같은 적극적인 재정과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세한 차이도 있다. 재정정책은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기로 하고 3대 난관 돌파(금융리스크 억제, 빈곤퇴치, 환경보호),혁신에 의한 발전, 3농(농촌 농업 농민), 민생 등에 재정지출을 많이 투입하기로 했다. 통화정책의 경우 적정완화와 적정긴축을 실시해야한다고 언급해 경기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의 변화폭이 커질 것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1인 권력체제 강화에 동반하는 이념 통제 강화가 기업의 자율성과 혁신성을 높이는 환경 조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가주석의 2연임 초과 금지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시 주석의 장기집권 길을 열게 될 헌법개정안은 11일 전인대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혁신이 성장동력...디지털 인프라 확충

리 총리는 올해 첫번째 정부 중점업무로 지정한 공급측 개혁의 첫 과제로 신흥산업 육성을 꼽았다. 지난해 정부업무보고에선 4번째 중점업무로 혁신을 통한 실물경제 전환과 고도화를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2018년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계획 초안 보고에 따르면 중국 제조 2025 산업기금을 만들고 신에너지자동차와 스마트자동차 발전을 서두르기로 했다.

신흥산업 육성을 위해 이동통신 데이터 요금을 연내 30% 내리고 광대역사용료와 인터넷 전용선 사용료를 큰폭으로 인하하고, 데이터 로밍 요금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리 총리는 밝혔다. 의료 양로 교육 문화 체육 등에 인터넷을 결합한 인터넷 플러스 확산을 위해 디지털 인프라 확충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리 총리는 두번째 중점업무로 혁신형 국가 건설 가속화를 제시했다. 스모그퇴치와 암질환 등 민생분야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기술 인재에게 연국개발 성과의 소유권 및 장기 사용권을 부여하는 인센티브 정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국가융자 담보기금을 만들어 우수한 혁신 기업의 상장을 지원하고, 창업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이 혁신을 내세운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은 과거 5년간의 성과에 자신감을 얻은 덕이 크다. 리 총리는 연구개발 투자가 연평균 11% 늘어나 세계 2위에 올라섰다며 과학기술 진보의 경제 성장 기여도 역시 52.2%에서 57.5%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현대판 4대 발명으로 거론되는 기술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고속철도망 전자상거래 모바일결제,공유경제(공유 자전거) 등에서 세계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기업 세부담 8000억위안 감축...사업 환경 개선

5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중국 13기 전인대.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기에선 시진핑 주석의 종신 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과 당정 기구개편 및 신임 각료 선임이 이뤄진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기업이 혁신하기 좋은 사업환경 조성도 중국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업무이다. 우선 기업과 개인의 세 부담을 8000억위안 더 줄이고, 행정수수료 같은 세금 외 부담도 3000억위안 덜어주기로 했다. 일반 상공업용 전기요금을 10% 인하하기로 했다. 중국은 지난해 기업의 세부담을 3800억위안 줄였고, 세금 외부담도 당초 목표치의 3배가 넘는 6434억위안 감축했다.

리 총리는 핵심 개혁 가운데 민영기업 발전을 두번째 개혁으로 제시했다. 지난해엔 핵심개혁의 5번째로 비공유제(민영경제) 활성화를 꼽았었다. 리 총리는 친절과 청렴에 기초한 새로운 유형의 정경관계를 구축하고 기업인이 기업 관련 정책 제정에 참여하는 시스템을 보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재산권 보호를 위한 개혁도 강조했다

리 총리는 민생 개선차원의 창업 촉진 방침도 밝혔다. 올해 대학 졸업생이 820만명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다양한 채널을 통해 취업을 촉진하고 창업으로 취업을 견인하도록 지원해야한다는 것이다.

리 총리는 과거 5년간 행정기능의 간소화와 권한이양 등으로 사회의 창조력이 뚜렷이 높아졌다며 하루평균 신설기업이 5000여개애서 1만 6000여개로 늘었다고 전했다.

리 총리는 지난해 당 대회에서 주요 과제로 확정한 금융리스크 억제, 빈곤퇴치, 환경보호를 3대 난관 돌파구로 정하고 문제 해결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올해 예산초안 보고에 따르면 금융리스크 억제와 관련,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작년보다 5500억위안 늘어난 1조 3500억위안 규모의 지방정부 전용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빈곤퇴치를 위한 중앙정부의 보조금도 작년보다 23.2%(200억위안) 늘린 1060억 9500만위안으로 책정했다. 환경보호와 관련, 대기 수질 토질오염 방지를 위해 중앙정부에서 405억위안을 투입하기로 했다. 작년보다 19%(64억 6500만위안)늘어난 것으로 최근래 가장 큰 규모의 투입이라는 게 중국 정부의 설명이다.

◇트럼프 겨냥 “합법권익 결연 수호”...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가속화

지난해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에서 퇴임한 왕치산 전 기율위원회 서기(오른쪽에서 두번째)가 5일 열린 전인대 개막식에서 주석단으로 참석, 국가 부주석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리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공세에 적극 대응할 방침을 시사했다. 리 총리는 “확고부동하게 경제 글로버로하를 추진하고 자유무역을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평등협상을 통해 무역분쟁을 해결할 것을 주장하고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며 자국의 합법적 권익을 결연히 수호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을 겨냥한 고 수입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가운데 리 총리는 올해 철강 생산능력 감축 목표를 작년 수준(5000만톤)을 밑도는 3000만톤으로 제시했다. 알루미늄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는 다자간 무역협상의 진척을 추진하겠다고 확인한 리 총리는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관계 협정 협상의 조기 타결 및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구와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건설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언급하지 않았던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건설이 거론된 것은 최근 중⋅일 관계가 해빙기를 맞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의 동아시아경제공동체 건설 가속화 행보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가속화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시진핑 주석의 오른팔로 지난해 상무위원에서 퇴임한 왕치산(王岐山) 전 당기율위원회 서기가 대외 외교를 총괄할 국가부주석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설이 나도는 가운데 이날 전인대 개막식에서 왕치산이 주석단의 일원으로 자오러지(趙樂際) 상무위원과 마카이(馬凱) 국무위원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 시진핑 종신집권 위한 개헌은 “민중이 강하게 원한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종신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안을 심의할 전인대가 5일 개막했다. 11일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이날 리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에 이어 왕천(王晨) 전인대 부위원장겸 비서장이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안 초안을 설명했다.

왕 부위원장은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를 정한 헌법 79조에 있는 ‘두차례 임기를 초과할 수 없다’(連續任職不得超過兩屆)는 대목을 삭제하는 것과 관련 “기층(基層)에서의 조사과정에서 많은 지역과 부문의 당 간부 및 대중이 일치된 목소리로 관련 규정의 개정을 호소했고, 18기 7중전회와 19차 당대회 기간에도 대표들이 매우 강렬히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장에서 당 총서기와 당 군사위 주석, 헌법에서 중앙 군사위 주석직에 대해서는 임기제한 규정이 없다”며 “헌법에서 국가주석의 관련 규정에서 임기제한을 삭제하는 게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통일영도를 지키고 국가영도체제를 강화하고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왕 부위원장이 이 설명을 하고 나자 2970명의 대표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11일 이뤄질 표결에서 개헌안 통과가 확실시 될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했다. 중국 공산당이 결정해 제안한 안건이 전인대에서 부결된 전례는 없다.

한편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지난해 보다 8.1% 늘어난 1조 1069억위안으로 책정됐다. 3년간 한자리 수 증가율에 머무는 것이지만 작년 증가율(7%)은 물론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6.5% 안팎)를 웃돈다. 리 총리는 “국방 및 군대 건설에서 시진핑의 강군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고히 수립하고 확고부동하게 중국 특색 강군의 길로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2년 후엔 삼성 잡는다" 반도체 굴기 외친 시진핑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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