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 우파연합 우세…‘추문 제조기’ 베를루스코니 건재 과시

입력 2018.03.05 08:11 | 수정 2018.03.05 08:11

4일(현지 시각)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출구 조사 결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1)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최다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여 이탈리아의 정정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원(315석)과 하원(630석) 의원을 뽑는 이번 이탈리아 총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까지 선거 운동에 참가하는 등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유럽 곳곳에서 득세하고 있는 포퓰리즘 운동의 기세를 가늠할 수 있는 선거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출구조사에서 33~36%의 득표율을 기록해 최다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과반수 의석 확보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운데) 전 총리가 우파연합에 속한 당수들과 손을 잡고 있다. /블룸버그
‘우파연합’은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 반난민·반유럽연합(EU) 성향의 극우당동맹, 신파시즘에 뿌리를 둔 이탈리아형제들(FDI) 등이 손잡은 진영이다. 이들은 불법체류 난민의 본국 송환, 세금 감면, 최저 연금액 인상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반체제 성격의 오성운동은 출구조사에서 29.5%~32.5%의 득표율을 기록, 출구조사에서 단일 정당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성운동은 난민 정책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한편, 친(親)러시아·반(反)EU의 성향을 띄고 있다.

반면, 집권 중도좌파인 민주당은 참패가 예상된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득표율은 24.5%~27.5%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총선에서 우파연합이 승리를 확정지으면 이탈리아의 난민 정책과 대(對)유럽 정책은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거 결과에 따라 누가 총리가 될지도 주목된다. 우파연합은 총선 결과 연합 내 최다 득표 정당에서 총리를 내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FI나 극우당동맹의 대표가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FI에서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측근인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이 총리 후보로 나와 있는 상태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3년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내년까지 공직 진출이 금지됐다. 그는 2011년 미성년 여성들을 불러 ‘붕가붕가’ 섹스 파티를 한 사실이 폭로된 데 이어 산더미 같은 부채 위기에 밀려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3년엔 탈세 혐의가 인정돼 의회에서도 쫓겨났고, 2019년까지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이후 미성년자 성매수, 탈세, 이혼소송 등 여러 추문에 휩싸였지만, 이번 총선을 계기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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