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양봉교재, 100년 만에 귀향한 사연

입력 2018.03.05 03:06

4년전 獨수도원서 '양봉요지' 발견
백선기 칠곡군수 반환의사 타진… 독일서 영구대여 형식으로 보내와

경북 칠곡군은 전국 유일의 양봉특구다. 칠곡군 지천면 220만㎡ 일대는 국내 최대 아까시 군락지다. 50년 전부터 전국의 양봉인들이 몰려들었다. 칠곡의 연간 벌꿀 생산량은 525t. 양봉 부산물로 화장품과 비누, 샴푸, 치약, 아이스크림까지 개발됐다.

'양봉요지'
'꿀물 흐르는 명소' 칠곡군에서 오는 28일 '꿀벌나라 테마공원'이 문을 연다. 칠곡군이 107억원을 들여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이곳의 상징은 전시관에 있는 한국 최초의 양봉(養蜂) 교재 '양봉요지'〈사진〉다. 1918년 한국에서 독일인 신부가 한글로 발간했으나 국내에 원본이 없다가 독일에 있던 유일본이 최근 10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양봉요지의 귀향에는 칠곡군 왜관읍의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국외소재문화재단, 백선기 칠곡군수의 4년 노력이 있었다. 왜관수도원에는 '1918년 서울 혜화동 베네딕도수도원에서 카니시우스 퀴겔겐(1884~1964) 신부가 서양의 꿀벌 사육 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한글로 쓴 양봉요지가 등사본으로 150부 발간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왜관수도원에 선교사로 파견됐던 바르톨로메오 헨네켄 신부가 2014년 독일 뮌스터슈바르자흐 수도원에서 책을 발견했다. 가톨릭 신자인 백선기 칠곡군수가 이 소식을 접했다. 칠곡군과 왜관수도원이 나서 독일 수도원 측에 반환 의사를 타진했다. 국외소재문화재단도 힘을 보탰다. 독일 수도원 측은 "하느님의 창조물인 벌들과 자연에 대한 사랑이 꽃피길 기대한다"며 영구 대여 형식으로 반환에 응했다.

가로 13.2㎝, 세로 20.4㎝ 크기의 등사본(謄寫本)인 양봉요지는 모두 40장. 내용 중엔 '씨러브리면(쓸어버리면)' '고롭게(괴롭게)' '당기는(다니는)' 등 경상도 방언이 10여개 등장한다. 책 표지에는 왜관수도원의 라틴어 약자인 'O.S.B'도 적혀 있다. 백선기 군수는 "역사적으로 귀중한 사료인 양봉요지가 칠곡으로 돌아온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칠곡군은 오는 10월 꿀벌나라 테마공원 개장 기념으로 '제1회 꿀벌나라치유박람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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