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서 달로… 인류 최초 정착촌 그리고 싶었죠"

조선일보
  • 박돈규 기자
    입력 2018.03.05 03:06

    영화 '마션' 원작자 앤디 위어, 신작 '아르테미스' 5만 부 돌파
    "블로그에 연재한 '마션' 덕에 오랜 전업 작가 꿈 이뤄"

    영화 '마션' 원작자 앤디 위어(46)는 화성에서 달로 건너갔다. 최근 펴낸 소설 '아르테미스'는 달에 지어진 최초의 도시 아르테미스를 무대로 펼쳐지는 공상과학(SF) 스릴러다. 번역 출간된 지 두 달 만에 5만 부가 팔렸다.

    위어는 이력이 독특하다. 입자물리학자 아버지, 전기기술자 어머니를 둔 그는 게임 '워크래프트2' 개발에 참여한 것을 비롯해 20년 가까이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2009년 블로그에 연재한 '마션'이 독자들 요청에 전자책으로 나오면서 인생의 항로가 급회전했다. 영화까지 잭팟(대박)을 터뜨리며 전업 작가가 됐다.

    그는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마션'이 성공해 좋은 점은 오랫동안 꿈꿔온 직업을 드디어 갖게 된 것"이라며 "나쁜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침에 출근해 인사를 나눌 동료들이 없어졌다. 프로그래머로서 여럿이 한 팀이 돼 협업하는 걸 즐겼는데 작가는 혼자 일한다. 종종 그 시절이 그립다."

    미국 텍사스의 존슨우주센터를 방문한 과학소설 작가 앤디 위어.
    미국 텍사스의 존슨우주센터를 방문한 과학소설 작가 앤디 위어. 달을 배경으로 신작‘아르테미스’를 지은 그는“지구 밖 인류 최초의 정착촌을 그리고 싶었다”며“1인칭 여성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푸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RHK
    ―영화 '마션'에서 화성에 고립된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는 감자에 진통제를 뿌려 먹으면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당신은 와트니와 얼마나 비슷한가?

    "나도 그만큼 건방지다. 사실 '마션'은 쓰기 쉬웠다. 와트니의 입을 빌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으니까. 다만 그가 나보다 더 똑똑하고 훨씬 더 용감하다."

    ―와트니는 맥가이버처럼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당신이 실제로 화성에 고립된다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결코 길진 않을 거다. 나는 감자를 어떻게 기르는지 모르고,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임시변통에도 서툴다. 시련을 겪기보다는 시련에 대해 쓰는 게 훨씬 수월한 법이다."

    ―'아르테미스'는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

    "지구 밖 최초의 인류 정착촌을 그리고 싶었다. 장소로는 달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무역과 관광이 이뤄질 만큼 지구와 가깝기 때문이다. 달에는 도시를 세울 때 필요한 자원도 풍부하다."

    ―인류가 장차 달이나 화성에 거주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아르테미스'는 상업적인 우주 관광이 가능해져 중산층이라면 누구나 우주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어떤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달 관광은 멀지 않은 미래에 꽤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거다."

    ―'아르테미스'의 주인공 재즈(Jazz)는 여성이다. 최하층 짐꾼으로 일하다 어느 날 인생 역전의 기회를 잡는다.

    "나는 아랍인도 여성도 아니지만, 재즈와 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나도 그녀 나이(26) 때 엉망이었다. 범죄까지는 아니지만 그릇된 선택도 많이 했다. 무엇보다 내가 가진 잠재력에 부응하지 못했다."

    ―언젠가 달에 간다면 뭘 하고 싶은지.

    "1969년 아폴로 11호 착륙 지점부터 찾아가볼 거다."

    ―당신 소설은 과학적으로 사실적이고 정확하다. 꼭 그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나?

    "그걸 '압박감'이라 부르고 싶진 않다. 나는 글을 쓸 때 과학적 사실을 조사하고 검증하는 것을 즐긴다. 작가로서 어려운 부분은 늘 인물과 이야기다."

    ―재미있게 읽은 SF소설은?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 아서 클라크의 작품들을 읽으며 자랐다. 으뜸은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이다. '스타워즈' '스타트렉' 같은 SF영화도 즐겨 본다."

    ―사람들이 당신 서가에서 발견하고 깜짝 놀랄 만한 책이 있을까.

    "칵테일 만드는 법에 대한 책이 많다. 취미 중 하나다."

    ―생존 작가 중 세 명을 저녁 식사에 초대할 수 있다면?

    "조앤 롤링, 스티븐 킹, 리 차일드."

    ―'아르테미스'도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들었다. 누가 여주인공 재즈를 연기하길 바라나.

    "스크린으로 옮기려면 몇 단계를 더 밟아야 해 아직 확실하지 않다. 어느 여배우가 적당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랍인 같은 외모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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