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음란 퇴폐 업소가 따로 없었던 어느 대학

조선일보
입력 2018.03.05 03:18

본지 디지털편집국이 입수해 보도한 서울 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 학생들 진정서 내용을 보면 이게 어떻게 학교였나 싶을 정도다. 학과장은 학습 공간 일부에 칸막이로 가린 '안마실'을 차려 놓고 여학생들을 불러 몇 시간씩 안마를 받았다. 그러다가 툭하면 여학생들 몸을 더듬거나, 실습 수업 도중에 여럿이 보는 앞에서 안마를 받다가 대놓고 성추행을 했다고 한다. 보다 못한 남학생이 안마를 대신하겠다고 나서자 '무조건 여자가 해야 한다'고 윽박질렀다는 것이다. 음란 퇴폐 업소를 차린 것이나 뭐가 다른가. 이런 학교인 줄도 모르고 학부모들은 등록금을 냈다.

교수들 성폭력과 성희롱은 길게는 20년 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연극이나 연예계 진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교수들에게 꼼짝 못했다. 교수 주관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으면 해당 학번 전체를 실습에서 배제시킨 일도 있었다고 한다. 오죽하면 학생들이 "교수가 아니라 왕(王)"이라고 했겠나. 학생들이 이를 학교에 알렸지만 아무 조치가 없었다는 주장도 있다. 사실이라면 학교 차원의 집단적 범죄다.

성폭력이 일상화한 분야들은 실질적 권력자가 전횡할 수 있는 도제식 시스템이 작동하는 곳이다. 개인의 일탈이기도 하지만 근본은 그 조직과 문화의 문제라는 뜻이다. 가해자는 엄벌하고 일각의 일그러진 문화를 쇄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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