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이번엔 핵 차르 푸틴의 등장

입력 2018.03.03 03:11

2015년 11월 러시아의 극비 전략무기가 방송 사고로 노출된 일이 있다. 러시아 NTV가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회의를 보도하면서 대형 핵추진 어뢰(드론) 도면을 몇 초간 보도했다. 화면에는 '해양 다목적 스타투스(Status) 6 시스템'이라는 어뢰 명칭과 기본 설계, 성능 등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처음 알려진 핵추진 어뢰의 성능은 충격적이었다. 어뢰 사거리가 1만㎞, 위력은 100메가톤에 달했다. 1메가톤은 TNT 폭약 100만t의 위력이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이 15킬로톤(1킬로톤은 TNT 폭약 1000t의 위력)이다. 가장 강력했던 수소폭탄인 구소련 '차르 봄바'의 위력이 58메가톤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절대무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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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폭탄 한 개가 미국·러시아를 제외한 중국·프랑스·인도 등 모든 핵보유국의 핵무기를 합친 것보다 더 큰 위력이라는 평가도 있다. 당시 러시아 방송에 잡힌 어뢰 문서에는 이 무기의 목적을 '적 해안지역 주요 군사·경제시설 파괴, 대규모 방사능 오염을 통한 군사·경제활동 장기간 마비'라고 했다. 한편에선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이 무기의 실체에 대해 반신반의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그제 국정연설을 통해 다시 핵추진 수중 드론(어뢰) 개발 성공을 주장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의 핵전쟁 시 판세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들도 공개했다. 그중에서도 핵추진 순항미사일은 서방 전문가들로부터 충격적이란 반응을 낳고 있다. "냉전 시절에도 미국과 소련이 개발하다 이런저런 문제로 포기했던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실제로 1950~60년대 미국은 '플루토(Pluto)'라는 이름하에 초음속 핵추진 순항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다 중단했었다. 열핵 제트 엔진을 장착해 마하 3의 초음속으로 1만㎞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었다.

▶푸틴은 18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자부심을 고취시켜 지지율을 올리려고 이런 무기들을 공개했다. 미국 등 나토 동맹국을 향한 경고 성격도 있을 것이다. 초강력 핵무기로 무장한 러시아의 등장은 신냉전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가뜩이나 북핵 문제로 먹구름이 덮여 있는 한반도에 시진핑이 종신 집권 황제로 나타나더니 이번엔 푸틴이 차르의 옷을 입고 등장했다. 한반도의 지정학은 무슨 운명이 이렇게 사나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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