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끈 '근로시간 단축법안' 28일 본회의 처리될듯

입력 2018.02.27 10:25 | 수정 2018.02.27 18:35

권성동 "법사위 상정은 문제 없다"…'5일 숙려기간' 예외 시사
법사위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서 "별다른 문제점 없다" 밝혀
법사위 통과가 마지막 관문…국회 본회의 통과는 문제 없을 듯

 27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환노위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연합뉴스
27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환노위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연합뉴스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이르면 28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처리될 전망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7일 새벽 고용노동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13년 국회에서 관련 논의에 착수한 지 5년 만에 이뤄진 타결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휴일근무수당은 현행대로 통상임금의 150%를 지급하게 된다. 또 공무원·공공기관 직원들에게만 적용되던 법정공휴일 유급휴무 제도는 민간에까지 확대된다. 아울러 사실상 무제한 근로가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특례업종'은 현행 26종에서 5종으로 대폭 축소된다.

◇ 숙려기간 예외둘 듯…법사위 심사 속도낸다

근로시간 단축법안은 해당 상임위인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만큼 이제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와 본회의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 여야간 합의로 환노위를 통과한 만큼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정식으로 관련 안건에 대한 보고는 받지 못했다"면서도 "환노위에서 여야간 합의로 통과된 만큼 법사위 상정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법은 법사위 심의 전 5일의 '숙려기간'을 두는데, 여야 지도부 합의가 있는 만큼 예외를 인정해 법안의 법사위 상정을 신속히 해 처리하겠다는 뜻이다. 국회법은 상임위에서 심사한 법률은 5일간의 기간을 거친 뒤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여야 지도부가 합의한 경우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법사위 상정 문제가 해결된 만큼 근로시간 단축법안은 법사위에서 속도감 있게 심사돼 본회의로 넘어갈 전망이다. 여야 지도부 역시 해당 법안 통과에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여야간 한 발씩 양보해 합의안을 도출한 만큼 법사위는 물론 본회의에서도 문제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국회 환노위원장은 근로시간 단축 관련 법안이 환노위를 통과한 것에 대해 "국회 환노위는 오랜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여야를 떠나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고 문재인 정부 역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모두의 공감대가 긴 논쟁을 끝내고 오늘의 합의를 이뤄냈다"고 밝히며 법안 통과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법사위에서도 해당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문한 법사위 전문위원은 이날 오후 "개정안의 체계와 자구에 대하여 검토한 결과, 경미한 자구 수정 외에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는 내용의 검토보고서를 법사위원들에게 전달했다. 검토보고서가 긍정적 방향으로 나온 만큼 법사위 통과에도 파란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다만 검토보고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올라왔더라도 여야 법사위원 한 명이라도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경우 28일 본회의 상정은 힘들 수 있다. 여당 법사위 관계자는 "해당 법안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노조 등의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이들이 환노위 통과안을 기반으로 각자의 유불리를 따져본 후 심대한 불리함이 있다고 생각해 법사위원 한 명을 집중 공략한다면 꼭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법사위는 지금까지 만장일치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관례를 유지해 왔다.

◇ 여야 '주고 받기'로 합의안 도출…민주노총은 강력 반발

이날 환노위 통과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노동계와 재계의 요구를 절충한 타협안이라고 자평했다. 특히 국회 논의 기간 내내 최대 쟁점이었던 휴일근무수당의 중복할증 적용을 놓고 여야가 '주고 받기'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민주당은 중복할증(200% 지급) 적용을 주장했지만, 한국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현행의 할증률(150% 지급)을 적용하기로 한 발 물러섰다. 대신 법정공휴일 유급휴무 제도를 민간에까지 확대하고 특례업종을 당초 '10종 존치' 에서 '5종 존치'로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당 등 야당의 합의를 얻어냈다.

환노위 관계자는 "법정공휴일 유급휴무 적용은 민간기업 근로자의 임금상승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중복할증을 적용하지 않는 대신 다른 쪽에서 임금을 더 받도록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야의 자평과는 달리 민주노총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환노위의 개정안 처리 직후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 개악에 반대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은 "여야 합의안은 휴일근로 수당 중복할증을 인정하지 않은 개악안이고 특례업종 5개를 유지해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방치되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여야 간사단 합의에도 없던 30인 미만 특별연장근로를 도입했다"며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휴일근로에 대해 중복할증(200%)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환노위 근로시간 단축 법안 의결이 고질적인 장시간 근로관행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근로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다만 전경련은 "영세기업의 부담 가중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근로시간 단축 및 특례업종 축소로 인한 기업의 생산차질 및 인건비 증가,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전면도입에 따른 영세기업의 부담 가중 등의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로시간 단축을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연착륙시키기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을 선진국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환노위의 홍영표 위원장과 여야 간사단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사 달래기에 나섰다. 홍 위원장은 “노동계와 경제계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너무 달라서 조정하기가 어려웠지만, 여야 의원들이 대단히 균형 있게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도 “인내심을 발휘해준 두 야당 의원에게 고맙다”며 “여러 사안이 복잡했지만 각 당이 처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 합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이자 한국당 간사는 “노사 100% 만족은 없다”며 “그러나 저희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간사도 “노동계와 경영계 둘 다 만족을 못 하겠지만,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근로자의 삶 향상을 위해 한걸음 전진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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