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합승, 스마트폰앱이 부활시키나

조선일보
  • 홍준기 기자
    입력 2018.02.27 03:03

    [국토부 36년만에 허용 검토… "호객행위·요금시비 해결 가능"]

    승차난 해소에 승객도 할인 혜택
    日 도쿄선 앱이용 합승 시범운행
    승객 불안감 해소가 최대 관건

    심야 택시 승차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택시 합승 제도를 36년 만에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 택시 미터기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 앱 미터기' 같은 신기술을 적용하면 요금 시비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고, 택시 기사 신원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합승에 따른 승객 불만을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도쿄에서도 지난달부터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택시 합승 제도가 시범 시행되고 있다.

    ◇36년 만에 택시 합승 허용하나

    국토교통부는 "'앱 미터기'를 활용하면 택시 합승 제도를 다시 도입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택시 업계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택시 합승 제도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앱 미터기를 활용한 택시 합승 제도를 도입하면 택시 승차난 해소와 O2O (온·오프라인 연계) 교통 서비스 확대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일본 택시 합승 시범 시행 방식
    /이철원 기자
    국토부는 지난달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O2O 교통 서비스 업체 관계자들의 간담회를 계기로 이 제도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신기술을 활용해 택시 합승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는 의견이 나오자, 국토부가 검토에 착수한 것이다.

    정부는 서울 아시안게임(1986년)과 올림픽(1988년)을 앞둔 1982년 택시 합승을 금지했다. 당시 택시 기사들이 다른 승객을 더 태우기 위해 호객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국민 불만이 있었고, 하나의 택시 미터기로 합승한 승객들 요금을 각각 정확하게 산정할 수 없는 문제가 있어 택시 요금 시비도 적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 '택시 기사와 추가로 합승한 승객이 공모해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택시 합승을 금지한 한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요금 시비 문제는 쉽게 해소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 판단이다. 택시 차량의 바퀴 회전수를 기반으로 요금을 매기는 '기계식 미터기'와 달리 앱 미터기는 GPS(위성항법장치) 위치 정보와 내장된 지리 정보를 기반으로 요금을 산정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목적지가 다른 승객들이 같은 택시에 합승하더라도 각각의 승객이 실제로 이동한 거리만큼만 요금을 낸다. 과거처럼 다른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택시 기사가 호객 행위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객 불안감 해소가 관건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950여 대의 택시를 대상으로 택시 합승 제도를 시범 시행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탑승 예약을 하면 ▲출발 지점이 거의 같고 ▲목적지는 다르지만 비슷한 방향인 2~3명 승객이 택시를 함께 타는 방식이다. 아사히신문은 "승객들은 각각 자신이 택시를 탄 거리만큼 요금을 내지만 혼자 탔을 때보다는 최대 40% 할인된 요금을 낸다"면서 "합승을 통해 택시 기사의 수입은 2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도쿄의 시범 운행이 성공적이라고 평가되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합승한 승객들이 자기 목적지가 드러나는 것을 싫어할 수 있고, 이성(異性) 승객과의 합승을 꺼리는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내에서도 2015년 서울시가 금요일 심야 시간대에 택시를 잡기 어려운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시범적으로 택시 합승을 허용하려 했지만 반대 의견이 많아 무산된 적이 있다.>
    국토부도 승객 불안 해소가 최대 과제라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사용되는 일부 택시 호출 앱처럼 택시 기사의 신원 등을 앱 미터기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 합승에 대한 승객 불안감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승객 불안감 해소 방안, 합승에 따른 요금 할인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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