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창업 괴물' 이야기… 400만명 사로잡았다

조선일보
  • 안상현 기자
    입력 2018.02.22 03:05

    '스타트업 덕후' 김태용씨, 42일간 창업가 16명 연쇄 인터뷰
    '유튜브·페이스북 등에 '리얼밸리' 영상 연재'

    양 어깨에 카메라와 삼각대, 배낭 하나 짊어지고 무작정 '벤처의 요람'인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실리콘밸리로 떠난 청년이 있다. 주머니엔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350만원뿐. 목표는 이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한국인을 최대한 많이 만나 창업의 비결을 듣는 것이었다. 그렇게 스타트업 '덕후'(한 분야에 몰두한 사람) 김태용(28)씨는 작년 7월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대기업을 박차고 나온 초기 창업자부터 픽사(Pixar) 촬영감독, 페이스북 디자이너, 우버 엔지니어 등 40여 명을 42일 동안 만나 그중 16명의 이야기를 영상 시리즈로 만들어 유튜브 등에 공개했다. 영상 콘텐츠 '리얼 밸리'다. 지난달 말 '시즌 1' 연재를 종료한 이 시리즈는 누적 조회 400만을 돌파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가 40여 명을 만난 김태용씨는“실리콘밸리는 창업‘괴물’들의 전쟁터”라고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가 40여 명을 만난 김태용씨는“실리콘밸리는 창업‘괴물’들의 전쟁터”라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지난해 7월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김씨는 가장 먼저 자기소개와 프로젝트 취지를 담은 4분짜리 동영상을 한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하루도 안 돼 얼굴도 모르는 페이스북 친구가 지인(知人)을 소개했다. 그는 "인터뷰를 한 사람이 다음번 상대를 소개해주는 방식으로 '창업'을 주제로 한 연쇄 인터뷰를 이어갔다"고 했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한 김씨는 "군 복무 때 스티브 잡스와 제프 베조스 관련 책을 탐독하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 군 제대 후 23세 때 디자인 제품 판매회사를 세워 궤도에 올려놓았다. 첫 창업에 성공한 그는 공동창업자에게 회사를 맡기고 나와 새로운 도전을 했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창업은 잇따라 실패했다. 그는 "내가 선택한 창업에 대한 확신이 흔들렸고, 실리콘밸리에서 돌파구를 찾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가장 인상 깊은 한국인 창업자로 동갑내기 이시선(28)씨를 꼽았다. 테슬라 등 6개 회사를 거친 이씨는 지난해 숙취 해소 음료회사를 창업했다.
    r>김씨는 "나도 세 번이나 창업을 해봤지만 이씨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틈새시장을 개척해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이런 '괴물'들과 상대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들을 통해 '나는 아직 멀었구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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