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가 성폭행하려 했다" 청주대 연극학과 제자들의 분노

입력 2018.02.21 11:06 | 수정 2018.02.21 12:24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인 배우 조민기(53)씨가 자신의 오피스텔에 제자를 불러들여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구체적인 폭로가 나왔다. 앞서 조민기는 성추행 의혹에 대해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했다” “노래방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준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배우 조민기(53)씨가 재직하던 청주대 연극학과에서 수년간 제자를 성추행 했다는 의혹으로 학교에 사표를 제출했다./OSEN

청주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송모(23)씨는 지난 20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인터뷰에서 “지도교수인 조민기가 자기 오피스텔에 저를 불러들인 뒤 성폭행을 시도하려고 했다”고 했다.

-조민기가 성폭행을 시도했나
“술자리에서 여학생한테 뽀뽀를 한다거나 그랬고요. 저는… 오피스텔로 불렀어요. 2013년 12월부터 였어요. 오피스텔에 자주 불려갔었고 그랬는데 (조민기가) 갑자기 “씻으라”고 했어요. 옷을 꺼내다 주면서 씻고 나오게 하고. 침대에 강제로 눕히고… 여기까지만 말씀 드리고 싶어요. 삽입 성폭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성추행은 지속적으로 있었고, 터치는 계속 있었어요. 가슴을 만진다든지. 오피스텔에서요.”

-저항한 이후에 조민기 측은 어떻게 반응했나?
“오히려 (조민기가)화가 난 것 같았어요. 그 뒤 학교에서 마주치더라도 인사를 안 받아줬어요. 수업시간에 대놓고 면박을 주고... 보복으로 느껴졌어요. 사과는 안 했죠. 조민기는 이후에도 자기 오피스텔에 저를 불렀어요. 매년 불렀어요. 2013년부터 2014, 2015, 2016년까지. (성폭행 시도 이후) 오피스텔에서 만났을 때는 그 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히 대했어요.

-오피스텔을 안 갈 수는 없었나
“안 오면 올 때까지 전화하고요. 부른 애가 안 가면 다른 애들 불러요. 내가 안 가면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입는 거예요. 저희한테만 연락하는 게 아니라 다른 학교 남자 선배들을 ;OO이 오피스텔에 오라고 해’라고 시켜서 부르기도 하고요. 남학생들한테는 엄청 폭력적으로 행동을 하니까. 술 안 먹는다고 때리고...”

-조민기는 성추행을 부인하는데
“교내에서 성추행은 거의 재직 이후로 계속 사임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일어났었고, 저희 학번에도 피해자가 있어요. 조민기가 계속 부인하니까 동기들이랑 공식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얘기하는 중이에요. 폭로하고 싶은 애들도 있고 알려지기를 꺼리는 애들도 있어서요.”

-피해자가 많나?
“숫자로 셀 수 없이 많고요. 거의 한 학번에 5~6명 이상씩은 늘 있었던 것 같아요. 전부 여자 아이들이죠.”

인터뷰에 응한 송씨는 20일 페이스북에 “조민기 교수가 남자친구와 섹스 어떻게 하냐, 일주일에 몇 번 정도 하냐 등 성적인 질문을 농담 식으로 쏟아내 수치스럽고 부끄러웠지만 웃음으로 어물쩍 넘길 수밖에 없었다”면서 “학과 MT때 캠퍼스 커플인 여학생을 지목하며, ‘얘는 00이랑 섹스했대’, ‘너는 CC(캠퍼스 커플)를 몇 번 했으니까 00이랑도 자고, 00이랑도 잤느냐’하며 성적 수치심을 주기도 했다”고 썼다.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 김모씨도 폭로에 동참했다. 그는 지난 20일 청주대학교 내부 인터넷 게시판에 “조민기 교수의 오피스텔에서 단 둘이 술을 마셨는데, 저에게 ‘여기서 자고 가라’고 했다”며 “거절 못할 술을 더 먹느니 차라리 자는 척을 하다가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침대에 누웠는데 내 옷 속으로 조민기가 손을 집어넣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시 조교를 비롯한 몇몇 선배들은 ‘네 몸은 네가 알아서 간수해야 한다’고만 했다”면서 “조민기라는 사람은 교수일 뿐만 아니라 입지가 두터운 배우기 때문에 누구도 피해사실을 고발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민기의 청주 오피스텔에 불려간 것은 이들만이 아니었다. 연극학과 졸업생 A씨(23)는 “한밤 중에 오피스텔에 불려간 여학생이 한 둘이 아니다”라고 했다.

조선 DB

-학생들이 오피스텔에 오라는 조민기의 요청을 거부할 생각을 못했나
“조민기는 주로 한 밤중에 여학생을 (오피스텔에) 불러요. 일단 가면 술을 따르게 해요. 여학생이 취하면 못 나가게 물리적으로 막아요. 어떤 학생은 ‘조민기가 부르는 게 너무 잦아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저한테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조민기는 학생들이 연락을 받지 않으면 집요하게 수십 통 전화를 돌려요. 같은 학과 남자 선배들에게 전화해 ‘걔 오피스텔로 오라고 해라’고 강요하기도 했던 걸로 알아요. 2014년부터는 신입생들 사이에서도 ‘조민기 교수 오피스텔에는 절대로 가면 안 된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연극학과 졸업생 B씨는 술자리에서도 “조민기의 성추행이 잦았다”고 기억했다. 그는 “술자리에서 여학생 가슴을 만진다던가 입을 맞추는 따위의 신체적으로 성추행 한 일은 셀 수도 없어요. 조민기는 자기 의견에 학생들이 반박이라도 하면 폭언을 한다거나, 남학생들에겐 주먹질, 발길질도 했어요”라고 했다.

이 대학 연극학과 졸업생 B씨는 “학교가 지방 소도시 쪽에서도 구석진 곳에 있고, 학생 입장에서는 조민기가 학과 내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잡고 있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다들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이어서 데뷔하기도 전에 그런 사실이 알려질 까봐 쉬쉬했던 것도 있어 조민기의 성폭력이 오랫동안 은폐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민기가)학생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려고 하는 분이었는데, 그런 행동들이 어떤 사람 입장에서는 성추행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옹호하는 졸업생도 있었지만 일부에 그쳤다.

조씨의 소속사는 이날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부터 조민기에 대한 확인 안 된 구설이 떠돌기 시작했으나 피해자도 없이 떠도는 소문이라 신경 쓰지 않았다"며 "불특정 세력으로부터 언론에 알리겠다는 협박에 법적 조치를 생각했으나, 가족들을 지키고 싶었던 마음과 상대방이 학생인 점을 고민해 대학 측에 진상규명을 요청했다"고도 했다.

조씨도 직접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 “노래방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주고 나는 격려였다”고 해명했다.

대다수 청주대 연극학과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성추행 의혹은 명백한 루머”라는 조민기 측의 해명을 접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청주대 연극학과 재학생은 “조씨 소속사가 루머에 대해서 법적 대응 운운하는 것을 보고 동기들끼리 ‘이게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당당할 수 있을까’라는 말이 나오는 등 어이없다는 반응이 많다”고 했다.

한편 청주대는 최근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조민기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주대 관계자는 “징계위 결과를 토대로 오는 28일 조씨를 면직 처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