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은 한국인들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큼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30여 년간 올림픽을 연구해온 리사 네이로티(55)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 교수는 "해외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평창과 강릉이라는 작은 도시가 대규모 국제 행사를 잘 치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4년 LA 대회부터 이번까지 19차례 올림픽 현장을 방문해 연구 활동을 해온 그를 최근 강릉올림픽파크에서 만났다.
'평창올림픽에 몇 점을 주겠느냐'는 질문에 네이로티 교수는 잠시 고민하더니 "점수를 매기는 건 가혹한 것 같다"며 "1998 나가노, 2006 토리노 대회와 비슷한 정도로 괜찮은 수준"이라고 했다. 특히 평창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는 'A+'를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외국인들을 친절하게 대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자원봉사자들이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영어 실력도 뛰어나고, 추위 속에 고생하면서도 늘 표정이 활기차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올림픽 기간 숙박 비용과 음식 값이 오른 데 대해선 "모든 올림픽이 다 그렇다"며 "외국인 관광객들도 이것이 한국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때는 지금보다 더 심각했어요. 숙식 비용이 너무 치솟으면 장기적으로 개최 도시에 손해가 됩니다. 평창과 강릉도 지금은 물가가 많이 안정됐죠." 그는 "강원도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고 해서 다른 지역 주민들이 뒷짐 지고 있어선 안 된다"며 "평창은 물론 한국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 기회이기 때문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네이로티 교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아쉬운 점으로 교통 문제를 꼽았다. "셔틀버스의 배차 간격이 너무 길고, 운행 구간도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관중들은 경기를 보고 나서 관광지나 번화가에 가보고 싶어 한다"며 "평창올림픽 셔틀버스는 기차역과 경기장만 오가다 보니 도시를 제대로 둘러볼 기회가 부족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