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이재용 석방' 판사 징계청원에 "권한 없다"면서도 "국가기관 그 뜻 경청해야"

입력 2018.02.20 13:28 | 수정 2018.02.20 13:39

청와대는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담당한 판사에 대한 감사 및 징계를 요구한 국민청원에 대해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 /청와대 페이스북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이날 자체 제작 소셜네트워크 방송 ‘11:50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리로 청와대가 재판에 관여하거나 판사 개인에 대해 징계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5일 이 부회장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정형식 부장판사에 대해 특별감사 및 파면을 요구한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3일 만에 청와대 공식 답변 조건인 2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됐지만,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353일 만에 풀려났다.

정 비서관은 정 부장판사에 대한 청원에 대한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 대해 “헌법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관이 재판의 내용으로 인해 파면이나 징계 등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을 위험이 있다면 외부의 영향력이나 압력에 취약하고 그럴 경우 사법권의 독립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사법권 독립을 위해서는 자의적 파면과 불리한 처분에서 법관을 보호하는 신분상의 독립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헌법에 따르면 법관은 탄핵 결정이나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않고는 파면되지 않는다”며 “파면이 가능하려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사유가 있어야 하고 설혹 사유가 인정된다고 해도 국회로 넘어가 탄핵 소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혹 법관의 사실 인정이나 법리해석, 양형이 부당하다고 해도 그것은 법률 위반이 아니다”라며 “증거 채택 여부와 증명력 판단, 법리해석에는 법관에게 고도의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미 해당 재판에 대해 검찰의 상고가 있었고, 이후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이 날 예정”이라며 “안종범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이 증거로 인정되느냐 마느냐의 여러 쟁점이 있고, 이것을 대법원이 다룰 전망”이라고 했다.

정 비서관은 정 판사에 대한 특별감사 요구에 대해서는 “감사원법에는 국회나 법원, 헌법재판소 소속 공무원을 감찰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이 있다”며 “법관의 비리 사실이 있으면 징계가 가능하지만 그건 사법부의 권한”이라고 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 청원에 대해서도 법원 행정처에 이같은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비서관은 “사법부 비판이 사법부의 독립을 흔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법관도 수권자인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의 감시와 비판에 성역은 없고, 수권자인 국민은 사법부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수권자인 국민이 재판에 대해 비판하는 여론이 청원에 반영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하고, 악의적 인신공격이 아니라면 국민의 비판을 새겨듣는 것이 사법부와 입법부 등 모두의 책무”라며 “청원을 통해 드러난 국민의 뜻이 결코 가볍지 않다. 모든 국가 권력기관이 그 뜻을 더 경청해야 한다”고 했다.

정 비서관은 최근 ‘국민청원'에 청와대 권한 밖의 이슈까지 집중되는 과열 양상에 대해서는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에서 시작했지만, 청와대가 해결사는 아니다”라며 “모든 문제를 풀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어떻게 그것을 반영할지 소통하는 것이 우리 책무”라며 “어려운 질문이 오더라도 답하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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