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고은… '미투' 후폭풍 거세

입력 2018.02.19 03:03

이윤택, 성폭력 추가 폭로 이어져
극작가協 "제명"… 오늘 공개 사과

고은 "올해 안에 수원 떠나겠다"
서울도서관 '만인의 방' 철거될 듯

이윤택(왼쪽), 고은
이윤택(왼쪽), 고은
한국 문단과 연극계를 대표하는 두 거인의 성추행 파문 후폭풍이 거세다.

한국극작가협회(이사장 김수미)는 17일, 연출가이면서 극작가인 이윤택(67)을 "회원에서 제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윤택은 지난 14일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가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뒤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최영미 시인의 성추행 폭로 시(詩) '괴물' 발표로 논란에 휩싸인 고은(85) 시인도 2013년부터 수원시가 창작 공간으로 무상 제공해온 상광교동 '문화 향수의 집'을 떠난다. 서울시가 고은 시인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도서관에 만든 '만인의 방'도 다른 용도로 바뀔 예정이다.

연출가 이윤택에 대한 추가 성폭력 폭로는 설 연휴 기간 이어졌다. 연극배우 A씨는 1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0년 고교 졸업 뒤 (이윤택의) 극단에 들어갔으나, 회식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 뒷좌석에서 유사 성행위를 강요당한 뒤 7년여간 추행당했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이샘(이윤택)은 늘 나를 찾았고 난 괴로웠으며 아팠다. 세상 물정 모르는 내게 그곳은 큰 성 같았고 덤빌 수 없을 정도로 견고했다. 또 그곳이 아니면 어디서도 배우로 서지 못할 거라던 이샘의 말이 가슴에 박혀 있었다"며 "극단을 나온 뒤 매일 매일 악몽에 시달렸다. 그렇게 10년을 보냈다"고 썼다.

한 연극 관련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김수희 대표의 2~3년 선배'로 소개한 B씨의 글이 올라왔다. B씨는 "열아홉 살, 스무 살이었던 2001년과 2002년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벗은 몸 닦기, 차량 이동 시 추행 등 모두 동일한 수법으로 겪은 일"이라고 폭로했다. 17일엔 청와대 홈페이지에 이윤택에 대한 성폭력 피의사실 조사 청원이 제기됐고, 18일 오후 8시 현재 1만6000여명이 서명했다. 이윤택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연희단거리패는 "이윤택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명륜동 극장 30스튜디오에서 회견을 열고 이번 파문에 대해 공개 사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추문이 불거진 고은 시인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수원시 광교산 자락을 떠난다. 수원시는 18일 고은 시인이 고은재단을 통해 "더 이상 수원시에 누가 되길 원치 않는다. 올해 안에 이주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수원시는 올해 고은 등단 60주년 기념 문학 행사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수원시가 장안동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해 건립하려던 고은문학관도 무산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서울도서관에 조성된 고은 시인의 기념공간 '만인의 방'은 3·1운동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성추행 논란이 일어나자 서울도서관에는 "'만인의 방'을 당장 철거하라"는 항의 전화가 걸려왔고 온라인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셌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고은 시인과 관련된 부분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논의할 것"이라면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조성한 공간인 만큼 취지에 맞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