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근무때 수당 안주고 휴가로 보상"

    입력 : 2018.02.15 03:12 | 수정 : 2018.02.15 08:28

    黨·政 '중복할증 논란' 일자 추진
    돈 더 받으려 휴일 근무하는 관행 차단… 공휴일 유급휴일 보장, 공무원과 똑같이 적용

    정부·여당이 휴일근로수당 지급을 금지하는 대신 휴가로 보상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현행 68시간인 주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인다는 대통령 공약이 휴일근로수당의 중복할증 논란으로 이행이 늦어지자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검토 중인 방안은 유급휴일(주휴일) 근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경우에도 수당(금전)으로 보상하는 것을 금지하고 대체휴가를 주도록 하는 것이다. 휴일근로수당이 오히려 휴일근로를 유인(誘因)하는 것을 막고 휴일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여당 의원들 요청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 입법이 늦어지자 국회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검토를 요청한 것"이라며 "정부안으로 마련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관계자는 "고용부가 여당에 이어 야당 의원들에게도 검토안을 설명하고 있다"며 "신설 조항과 부칙 등까지 갖춘 개정안이라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 관련 쟁점 정리 표

    고용부가 검토 중인 개정안은 주휴일 근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다만 긴급한 경영상 필요에 따라 노사가 합의한 경우 예외적으로 휴일 근무가 허용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통상임금의 150%나 200% 등 수당으로 보상하는 것을 금지하고, 2주 안에 대체휴가로 보상해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법 개정 취지에 맞게 휴일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휴일근로의 휴가 보상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국회 환경노동위 소위에서 제안한 내용이다. 당시 한 의원은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 수당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노동자로 하여금 '일을 해야지' 하는 의지를 만들고 있다"며 "휴일은 금전이 아닌 대체휴일로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휴일근로 대체휴가제를 시행 중인 독일은 휴일근로를 금지하는 한편, 병원·소방·숙박·경비 등 일부 업종에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개정 검토안은 휴일근로 보상휴가 시행 시기를 2021년 7월로 했다. 3당 간사가 합의한 기업 규모별 근로시간 단축 시행시기(근로자 300인 이상은 올 8월, 50~299인은 2020년 1월, 5~49인 2021년 7월)를 전면 적용하는 시점에 맞추는 것이다.

    이번 검토안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공휴일을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로 보장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현행 제도에서 공휴일 규정은 공무원에게 적용되고, 민간기업은 단체협약과 취업규칙 등으로 정한 경우에만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인정한다. 이 때문에 중소·영세기업의 경우 명절 연휴도 유급휴일로 보장받지 못하고 일하거나, 연차 휴가를 쓰는 근로자가 많았다. 검토안을 시행할 경우 단협·취업규칙에 공휴일 휴무규정이 없는 민간기업 근로자도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받게 된다. 이 방안은 이달 초 장석춘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담긴 내용이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여야 의원들이 제안했던 내용을 합한 대안으로 입법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검토안을 노동계와 경영계가 수용할지 여부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검토안에 대해 "휴일근무 보상으로 수당을 선호하는 이도 있고, 휴가를 바라는 이도 있어서 지금 시점에서 노동계 입장이 어떻다고 말하기 곤란하다"며 "휴일근로 수당의 중복할증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 현실 등에 비춰봤을 때 근로자가 원하는 시기에 바라는 만큼 대체휴일을 주기가 쉽지 않다"며 "3당 환노위 간사가 이미 합의한 내용이 있는데, 왜 이런저런 내용을 더해 누더기로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휴일을 금전이 아닌 휴가로 보상한다는 것은 근로자의 휴식권 보장 측면에서 바람직하나, 근로자 휴식과는 무관한 공휴일을 모두 유급휴가로 의무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지난해 '1주를 휴일 포함한 7일로 한다'고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한다는 데만 잠정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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