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일행, 文대통령 北막내이모 소식은 전하지 않았다

입력 2018.02.15 12:00

지난 11일 북한으로 돌아간 북한고위급대표단이 방남(訪南) 기간중 북한에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모 강병옥씨의 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대표단이 접견할 때마다 배석했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4일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과 북한 대표단 접견중에 가족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고 치뤄진 김여정 일행과 우리측의 행사에서도 문 대통령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또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04년 7월 금강산 김정숙휴양소에서 열린 제10차 남북이산가족 공동 오찬에서 어머니 강한옥 씨와 함께 북측의 작은 이모 강병옥 씨를 상봉한 모습. 당시 직책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었다. /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자타 공인 실향민 가족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28일 미국의 버지니아주 콴티코 국립해병대 박물관에 있는 장진호전투 기념비를 찾아 “그때(흥남철수작전)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오른 피란민 중에 저의 부모님도 계셨다”며 “저는 빅토리호가 (피란민들을)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장진호의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흥남철수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타고 있었던 문 대통령의 어머니 강한옥(91)씨는 함경남도 함주군이 고향으로 남편과 함께 피난길에 오르면서 북에 있는 형제들과 이별한 이산가족이다. 강씨는 지난 2004년 7월 11일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북한에 살고 있던 동생 강병옥씨(당시 55세)를 만나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었던 문 대통령도 어머니를 모시고 금강산에 갔고, 어머니와 막내이모의 상봉을 곁에서 지켜봤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모님, 제가 조카 문재인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고, 아무 말 없이 이모가 어머니와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자 함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어머니 가족들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가 이렇게 이모를 만나 염원의 1만분의 1이라도 풀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세 사람의 만남은 북한에서 강씨가 상봉을 신청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북한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막내이모의 안부를 직접 묻지는 않았지만, 북한을 고향으로 둔 어머니와 막내이모가 이산가족이란 점은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여정 일행과의 오찬에서 “금강산 이산상봉 때 어머니를 모시고 이모를 만나러 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어머니가 1927년 생”이라며 “대통령이 되는 바람에 자주 찾아뵙지를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함흥 지역 음식인 식해 이야기가 나오자 문 대통령은 “우리도 식해를 잘 만드는데 저는 매일 식해를 먹고 있다. 함경도는 김치보다 식해를 더 좋아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 성격상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으로 안부를 물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대표단은 이날 오찬은 물론, 남쪽에 체류하는 동안 우리쪽에 문 대통령의 막내이모인 강병옥씨의 안부는 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설을 앞두고 문 대통령의 어머니가 북한에 두고 온 동생의 소식을 궁금해 할 수 있고, 지난 2004년 상봉도 북한에서 먼저 강씨 형제의 상봉을 신청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다. 실제 실향민과 이산가족, 북한이탈주민 등 북한에 고향과 가족을 두고온 이들은 명절이면 경기도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 등 망향제를 지낼 수 있는 곳을 찾기도 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설날인 오는 16일은 별도의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가족과 함께 보낼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 청와대를 방문한 어머니 강한옥(90)여사와 함께 청와대를 둘러보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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