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찾으면 죽일 것" '어부지리' 캐나다 쇼트트랙 동메달리스트에 악플 세례

입력 2018.02.14 10:10 | 수정 2018.02.14 14:22

“내가 널 찾는 날엔 죽는 줄 알아라.(If I find you, you will die)” “은퇴해라. 너의 여생이 비참하길 바란다.(Retire and I hope you have a hard life)”

지난 1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킴 부탱(24·캐나다)의 소셜미디어(SNS)에 ‘악플(악성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의 최민정(20·성남시청)이 실격처리되면서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킴 부탱이 ‘어부지리’로 메달리스트가 됐기 때문이다.

앞선 쇼트트랙 500m 결승전에서 김민정은 아리아나 폰타나(28·이탈리아)와 접전을 벌이다 간발의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정상적인 경기라면 은메달을 따냈어야 하는 상황.

그러나 심판진은 경기 후 비디오 판독에서 “최민정이 경기 도중 킴 부탱의 무릎을 건드렸다”고 판단했다. 임페딩(밀기 반칙)을 시도했다는 것. 김민정이 실격처리되면서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야라 판 케르크호프(28·네덜란드)가 은메달, 네 번째로 들어온 킴 부탱이 동메달을 따냈다.


캐나다 킴 부탱 선수가 동메달을 확보한 뒤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동메달 획득을 확정한 킴 부탱이 환호하던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히면서 일부 한국팬들이 분노했다. 이들은 킴 부탱의 SNS로 몰려가 “킴 부탱도 함께 몸싸움을 했는데, 김민정만 부당하게 메달을 빼앗겼다”면서 악플을 달기 시작했다.

1만여건 달하는 악플은 “더러운 메달 획득을 축하한다” “당신 아버지가 꼼수로 메달 따라고 가르쳤느냐”는 내용 등이다. 킴 부탱의 신변을 위협하거나 인신공격하는 악플도 달렸다. 견디다못한 킴 부탱은 자신의 SNS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캐나다 CBS는 “킴 부탱이 쇼트트랙 동메달리스트가 된 이후 수천 건에 달하는 폭력적인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고 타전했고, 캐나다올림픽위원회(COC)도 “우리 선수들의 안전은 최우선 과제로 (킴 부탱 보호를 위해) 보안당국과 긴민히 협력하고 있다 ”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CBC 홈페이지 화면 캡처.
톰 해링턴 CBC 기자는 트위터에 “평창올림픽의 어두운 면이다”라며 “킴 부탱이 트위터 계정을 닫은 이유는 캐나다 경찰과 국제올림픽위원회가 그녀가 받은 살해 협박과 온라인 공격을 조사 중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14일 일일 브리핑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고 받는 글을 (IOC가) 통제할 순 없다"며 "선수 보호가 우선인 만큼 캐나다 올림픽위원회가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네티즌들이 다른 나라 선수에게 악플 폭탄 세례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박승희 선수가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와 부딪혀 넘어져 동메달에 그치자 크리스티의 소셜미디어는 국내 네티즌들의 악플로 도배가 됐다. 크리스티 당시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고 했다.

한편 최민정은 경기 이후 인터뷰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했다”며 “과정에 대해 후회는 남지 않는다. 남은 종목 최선을 다할 테니 계속 응원 부탁한다”고 밝혔다.

2018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미터 결승전이 13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얼렸다. 최민정은 2위로 들어왔지만, 실격 판정을 받았다. /강릉=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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