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부패 혐의로 기소되나…“정치 생명 위기”

    입력 : 2018.02.14 09:59

    이스라엘 경찰이 13일(현지 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부패 혐의로 기소의견을 냈다. 이스라엘에서는 기소돼도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비난 여론이 거세 네타냐후 총리가 자리를 보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요 외신은 전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 사기,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하라는 의견을 검찰에 전달했다. 공식 기소는 검찰과 법무장관의 결정에 달려 있으며 결정까지 수주 또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기소되면 이스라엘의 현직 총리 중 첫 사례가 된다.

    경찰은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가족이 할리우드 프로듀서 아논 밀천과 호주 억만장자 제임스 파커 등으로부터 보석 등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 지난 1년여 동안 조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네타냐후 총리 측이 받은 선물이 약 28만3000달러(약 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또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의 발행인과 우호적인 기사 게재를 조건으로 비밀 거래를 했다는 의혹도 조사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나는 최소 15차례 조사를 받았다”며 “일부는 오늘밤처럼 경찰의 기소 권고로 이어졌지만, 모두 무혐위로 끝났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18년 2월 13일(현지 시각) 경찰의 기소 의견에도 불구하고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밝혔다./블룸버그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9년간 여러 번의 스캔들에 휩싸이면서도 총리직을 유지했다. 이번에는 측근인 아리 하로우 전 총리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나서면서 기소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 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신들은 경찰의 조치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즉각적인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9년간 강경 노선으로 이스라엘을 이끌어온 네타냐후 시대가 하강길로 접어들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계는 이미 ‘네타냐후 이후’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강경 보수 정당인 리쿠드당의 대표다. 1996년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를 지냈으나 부패 혐의로 재선에 실패했다. 2009년 노동당과 연정을 구성해 총리직을 맡아 9년째 집권하고 있다. 그는 국제사회가 1993년 합의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 국가 평화 공존안(오슬로 협정)’을 거부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불법 정착촌을 확대하는 등 극우 행보를 고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가 사퇴할 경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생길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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