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박주선·유승민 투톱으로… 강령서 '햇볕' 뺐다

    입력 : 2018.02.14 03:10

    어제 창당대회 열고 공식 출범 "30석 확보, 캐스팅보트 쥔 3당"
    당대표직서 물러난 안철수 "양당제 '정치 괴물' 끝장내야"
    정강·정책에 '진보' '보수' 빼고 '시장경제' '한·미 동맹' 등 포함

    바른미래당이 1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창당 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날 창당대회에선 박주선(광주 동남을)·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이 공동대표로 추대됐다. 영·호남 투톱 체제로 간 것이다. 원내대표는 김동철 의원, 정책위의장 지상욱 의원, 사무총장은 이태규 의원이 맡기로 했다. 최고위원에는 하태경 권은희 김중로 정운천 의원이 선출됐다.

    유승민 대표는 "낡고 부패한 기득권 보수, 무책임하고 불안한 운동권 진보와 분명 다른 길을 갈 것"이라며 "불안하고 무능한 집권 여당과 경쟁해서 승리하는 수권 정당이 되고, 자유한국당과 경쟁해서 승리하는 중도 보수의 개혁 정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선 대표는 "집권하는 중도 개혁 정당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며 "지역주의 청산과 동서 화합을 통해 진정한 국민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 의원 21명과 바른정당 소속 9명을 합쳐 총 30석을 확보했다. 당 관계자는 "분당 전 국민의당 의석(39석)보다는 줄었지만 캐스팅보트인 제3당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으로 출범한 바른미래당 지도부 인사들이 1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창당식에서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정병국 의원, 김동철 원내대표, 정운천 최고위원, 안철수 전 의원, 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 이혜훈 의원. /이덕훈 기자

    이날 창당 대회장에는 2500여명이 참석했다.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입장할 때마다 지지자들은 의원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내외빈석에는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정인화 민주평화당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화환을 보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당내 반대를 뚫고 이날 통합을 이뤘지만 '백의종군' 약속에 따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안 전 대표는 "우리에게 정치란 무엇이었느냐. '갑질'하는 것, 끼리끼리 해 먹는 것, 싸움만 하는 것 아녔느냐"며 "이념과 진영 논리에 갇혀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정치 괴물'을 끝장내고, 나라 지키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 본연의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은 "국민과 정치를 직접 연결해 주는 스마트한 노마드(유목민)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바른미래당이 안착하려면 6·13 지방선거에서 뛸 새 인물을 영입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승민 대표는 이날 "전국의 모든 광역과 기초 지역에 바른미래당의 후보를 내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안철수 대표를 내세우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 소속의 유일한 현역 광역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창당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수도권 지역구를 놓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들의 갈등도 잠복돼 있다. 바른미래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현역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내 좌우 노선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관건이다. 정강·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민의당 일부 의원은 '합리적 진보' '대북 포용정책' '햇볕정책' 등의 단어를 넣으려 했지만 바른정당 의원들이 반대했다. 이 때문에 정강·정당은 창당 대회 당일에야 확정됐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공개한 정강·정책에서 '진보' '보수' 등의 단어를 빼고,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 '한·미 동맹을 통한 북핵 해결' 등을 당의 방향으로 정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북한과 맺은 "6·15, 10·4 선언을 존중한다"는 문구를 넣었지만 햇볕정책·대북 포용정책이라는 단어는 포함되지 않았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민주당 의원보다 더 왼쪽에 있는 의원부터 한국당보다 더 오른쪽에 있는 의원까지 망라돼 있어 한동안 노선 투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