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남측이 온갖 성의 다해 인상적" 만족감

    입력 : 2018.02.14 03:04

    [김여정 訪韓보고에 "화해·대화 분위기 승화시켜라" 지시]

    남북 대화 원하는 한국 방패 삼아 美 주도 제재 무력화 의도 드러내
    현송월 단원과도 사진찍으며 치하
    북한 입장 대변 조총련 조선신보 "北, 대화 중엔 핵실험 중단할 것"

    북한 노동신문은 13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팔짱을 낀 이례적인 사진을 게재했다. 김정은이 남한을 방문했던 고위급 대표단으로부터 전날 귀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찍은 것이다. 김정은·여정 남매가 공개 석상에서 이렇게 '다정한 포즈'를 취한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대표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의 손을 잡고 있다.

    김정은 팔짱 낀 김여정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2일 한국을 방문하고 평양으로 돌아온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으로부터 활동 내용을 보고받고 기념 촬영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김여정이 오빠인 김정은의 왼팔을 양손으로 감싸고 있고, 김정은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왼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김영남, 김정은, 김여정,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팔짱 낀 김여정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2일 한국을 방문하고 평양으로 돌아온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으로부터 활동 내용을 보고받고 기념 촬영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김여정이 오빠인 김정은의 왼팔을 양손으로 감싸고 있고, 김정은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왼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김영남, 김정은, 김여정,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노동신문

    이 사진은 김정은이 고위급 대표단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이 귀환 보고를 받고 "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남측이 우리 측 성원들의 방문을 각별히 중시하고 편의와 활동을 잘 보장하기 위해 온갖 성의를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남측에) 사의(謝意)를 표했다"고 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김정은의 셈법은 남북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한국을 방패 삼아 비핵화 없이도 미국 주도의 제재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인데 대표단 보고를 통해 이에 대한 확신이 선 듯하다"고 했다.

    ◇'南 의중'에 만족한 김정은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번 올림픽 경기대회를 계기로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남북 관계 개선·발전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각 부문에서 이행할 실무적 대책들을 지시했다. 대남 평화 공세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은 이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의 대표단 접견 시점이 12일임을 명시했다. 북한이 경호상의 이유 등으로 '1호 보도'(김정은 관련 보도)에서 고의로 시점을 생략하는 관행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북 대표단은 11일 밤늦게 인천공항을 출발해 평양에는 거의 자정쯤 도착했다. 정부 관계자는 "대표단 활동에 대한 김정은의 관심이 지대함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대표단의 보고 내용에 대해서도 비교적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가와 청와대 방문 등을,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 등 남측 고위 인사들과의 접촉 내용과 방한 때 파악한 '남측의 의중과 미국 측의 동향'을 보고했다는 것이다. 김여정이 보고한 '남측의 의중'이란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 비핵화 진전을 뜻하는 여건 조성을 언급했지만, 이것이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은 아닌 것 같다'는 내용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은 한국 공연을 마치고 12일 귀환한 현송월 등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과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소식을 전하며 '공연 준비 기간 여러 차례 훈련장에 나오시어 곡목 선정으로부터 형상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가르치심을 주시고 시연회를 몸소 지도해 주시던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란 표현을 썼다.

    ◇南南 갈등 유도하며 제재 무력화 시도

    북한의 노림수는 외곽 매체들을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대변해온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전날 "남북 관계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기간 북측이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는 대화 흐름을 강조하면서 한·미도 이에 상응해 연합훈련을 하지 말라는 촉구로 분석된다.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최근 일부 보수 단체가 인공기를 태우고 북한 예술단을 향해 '북으로 가라'고 외친 것에 대해 "우리의 최고 존엄이 모독당하는 것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고 했다. 남남(南南) 갈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는 12일(현지 시각) '안보리의 강화된 대북 제재 결의가 주권을 침해하고 국제법에 반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은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적법성 검증을 위해 국제법 전문가 포럼을 구성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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