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0도 '황제의 보드쇼'

입력 2018.02.14 03:04

숀 화이트, 스노보드 1위로 결승… 경쟁자 선전에 "가슴이 불탄다"

"오호, 제법인데. 하지만 무슨 상관이야. 내가 아직 여기(출발점)에 있는데."

평창올림픽 남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예선이 벌어진 13일 평창 휘닉스 스노파크. 미국의 숀 화이트(32·사진)가 슬로프 정상에 올라서자 3000여명의 관중이 일제히 환호했다. 두 번의 올림픽 금메달(2006·2010)을 목에 걸었던 설상(雪上) 최고 스타 화이트는 "슬로프를 내려가기 전 앞선 두 신예의 놀라운 실력에 압박감을 느꼈다"면서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날 예선에선 1차 시기 화이트가 93.25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지만 화이트의 자리를 위협하는 20대 신예들은 2차 시기에서 이 점수를 연이어 깨버렸다. 월드컵 랭킹 2위 히라노 아유무(20·일본)가 95.25점을 받았고, 곧이어 세계선수권 2회 우승자(2015· 2017년) 스카티 제임스(24·호주)까지 96.75점을 받았다. 화이트는 3위로 밀려났다. 화이트는 소치올림픽 4위에 이어 지난해 9월 내장 기관이 상할 정도의 심각한 부상을 입어 '이번 평창에서 그의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선수다.

이어진 화이트의 2차 시기. 화이트는 매끄럽게 원통형 슬로프를 내려오더니 보란 듯이 자신의 전매특허인 더블 맥 트위스트 1260도(앞으로 두 바퀴를 돌고 측면으로 한 바퀴 회전)와 프런트사이드 더블콕 1260도(뒤로 두 바퀴를 돌고 측면으로 한 바퀴를 도는 기술)를 뛰었다. 화이트가 뛸 때마다 미국이 아닌 자국 선수를 응원하러 온 팬들도 그의 연기에 "우와" 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후 점수판에 뜬 그의 점수는 100점 만점 중 98.5점으로 1위. 화이트는 그제야 고글을 벗고 웃었다.

경기가 끝나고 화이트는 "네 번째 올림픽이지만 내가 언더독(약자)처럼 느껴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다른 선수들이 나를 불타게 만들었다. 내 평생을 걸었던 것(스노보드)이 무엇인지 결승에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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