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초상화엔 케냐·하와이·시카고가 담겨있다

    입력 : 2018.02.14 03:04

    美스미스소니언 미술관에 전시
    배경 속 블루백합·재스민·국화, 태어난 곳·정치적 고향 등 상징
    미셸 초상화엔 배경 전혀 없어… "관습 깬 파격적 작품" 평가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국립초상화미술관이 12일(현지 시각)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공식 초상화를 공개했다.

    오바마의 초상화는 푸른 잎사귀와 아프리카 블루 백합, 재스민, 국화가 그려진 화려한 배경에 오바마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꽃들은 각각 오바마 아버지의 고향 케냐, 오바마가 자란 하와이,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상징한다. 미셸 오바마의 초상화는 단순하게 그려진 인물과 배경 모두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개 행사에 참석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흰 머리도 감추고 귀도 (실물보다) 더 작게 그려달라고 했지만 작가의 예술혼이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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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가 12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초상화미술관에 전시될 자신들의 초상화를 소개하고 있다. 외신들은 “기존 대통령 초상화의 관습을 깨는 과감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AFP 연합뉴스
    스미스소니언 국립초상화미술관이 전 대통령 내외의 공식 초상화를 제작해 전시하는 것은 1998년부터 20년째 이어진 전통이다. 대통령 초상화는 이 미술관 2층에 자리한 '미국의 대통령들' 전시관에 공개된다. 국립초상화미술관은 백악관을 제외하면 역대 미 대통령들의 초상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1달러 지폐에 그려진 조지 워싱턴 전 대통령의 초상화 원본, '미남 TV 스타'의 면모를 그대로 담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초상화 등이 전시관의 대표작이다.

    이 미술관은 1998년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 때부터 초상화를 사들이는 대신 전시용 초상화를 직접 의뢰하고 있다. 대통령의 초상화 옆에는 그의 업적에 대한 140단어 분량의 설명도 함께 걸린다. 아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 이 설명글에 오류가 있다는 '항의'가 들어와 이를 수정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미술관 측은 처음에 '임기 중 9·11 테러가 발생했고, 이게 곧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지만,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이 "9·11 테러와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작가가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을 상징하는 푸른 그림자를 몰래 그려뒀다"고 나중에 폭로해 화제를 모았다. 르윈스키는 클린턴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정액이 묻은 '푸른 드레스'를 제출했었다. 해당 그림은 현재 전시되고 있지 않지만, 클린턴 초상화의 설명글에는 '르윈스키 스캔들'도 언급돼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오바마 부부의 초상화도 13일부터 '미국의 대통령들 전시관'에 걸린다. 오바마 부부는 이 그림을 흑인 작가 케힌데 와일리와 에이미 셰랄드에게 의뢰했다. 흑인 대통령 초상화가 걸리는 것도, 흑인 작가가 이 미술관의 대통령 초상화를 그리는 것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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