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개미투자자, 美대사관 웨이보에 '641 748' 댓글 단 이유는?

    입력 : 2018.02.14 03:04 | 수정 : 2018.02.14 10:45

    641은 '류스위' 증권감독위 주석, 748은 '죽어버려'와 발음 비슷
    증시 폭락에 대한 강한 불만… 당국 검열 피해 美사이트서 표출

    지난 8일 주중 미국 대사관이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올린 새해 인사 동영상에 1만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댓글 중 유독 "641 748"이란 숫자가 많은 게 특이했다. 동영상 내용과는 아무 관계 없이 최근 증시 폭락에 분노한 중국의 주식 투자자들이 중국 당국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언로가 막힌 중국 온라인을 피해 미 대사관 웨이보에 몰려든 것이었다. 지난주 상하이 증시는 10% 가까이 하락하며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동영상 내용은 단순했다.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가 중국어와 영어로 "개의 해를 맞아 모두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이 동영상에 "미국 언론들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 류스위(劉士余) 주석을 인터뷰해서 중국 증시가 왜 이렇게 취약한지 물어달라" "류스위 주석이 혹시 미국이 보낸 간첩 아니냐"며 중국 당국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표시하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특히 많이 달린 "641 748"이라는 숫자 댓글은 당국의 검열을 회피하려는 중국 네티즌들의 은유와 지혜가 담겨 있다. "641(六四一·류쓰이)"는 류스위 주석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하고, "748(치쓰바)"는 "去死吧(취쓰바·죽어버려)"라는 욕설과 비슷하다. 류 수석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한 투자자는 "중국 증감위는 웨이보를 통한 항의를 금지하고 있어 오직 여기서 분노를 표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댓글 중에는 "신시대 사회주의란 게 뭔가? 투자자들은 미 대사관 웨이보에서 호소하는 것 말고는 불만을 제기할 곳도 없다. 불쌍하다!"라며 시진핑 주석의 신시대중국특색사회주의를 비꼬기도 했다.

    사태는 12일 오전 이 웨이보 계정의 댓글 기능이 차단되면서 미·중 간 논란으로 번졌다. 댓글 차단 의심을 받은 미 대사관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VOA)와 인터뷰에서 "미국 대사관은 규칙에 어긋난 댓글 몇 개를 삭제한 것 외에 댓글 기능을 폐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중국 측이 댓글 차단을 했다는 취지다.

    그러자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 정부를 더욱 거세게 비난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미국 대사관 웨이보에서 항의하게 한 것은 모두 정부 탓이다" "이게 어떤 당의 중국 꿈, 신시대인가! 게다가 할 말도 하지 말라고?"라는 분노를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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