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대사관 앞에 '넴초프 거리' 만들자… 러시아는 美대사관 앞 도로를 'Dead end'로

조선일보
  • 최아리 기자
    입력 2018.02.14 03:04

    도로명으로 외교 기싸움

    각국의 치열한 외교 전쟁에 '도로명'까지 동원되고 있다. 미국이 주미 러시아 대사관 앞 도로의 이름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었던 '보리스 넴초프'로 바꾸겠다고 하자, 러시아 모스크바시도 주러시아 미국 대사관 앞 도로 주소명을 '1 North American Dead end(미국의 막다른 길)'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모스크바 시당국의 방침에 마리아 올슨 주러시아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우리는 막다른 길보다는 러시아와 미국이 건설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길'을 바란다"고 했다.

    앞서 미국 워싱턴 시의회는 지난 1월 워싱턴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 앞 위스콘신대로 일부를 '보리스 넴초프 플라자(Boris Nemtsov Plaza)'로 명명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넴초프는 푸틴 대통령의 정적이었던 야권 지도자로 2015년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시의회는 도로명을 두고 "살해된 민주주의 운동가를 기리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은 공식 명칭인 '위스콘신대로'와 '넴초프 플라자'라는 두 개의 이름을 갖게 됐다.

    터키는 수도 앙카라에 있는 미국 대사관 앞 거리의 이름을 '올리브 가지(Olive branch)'로 바꾸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앙카라 시장 무스타파 투나가 관련 법안에 12일 서명했고, 시의회 표결을 앞두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올리브 가지'는 최근 터키가 시리아에서 수행한 쿠르드족 진압 작전명인데, 이 작전에 대해 미국이 우려를 표하자 항의하기 위해서다.

    2016년에는 미국 상원의원들이 주미 중국 대사관 앞 거리를 중국의 대표적 반(反)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 거리'로 바꾸는 안을 통과시켜 중국의 반발을 샀다. 당시 오바마 미 대통령이 서명을 거부해 논란은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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