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해 '어제의 아픔'을 참아왔다

입력 2018.02.14 03:04

[2018 평창]
준비는 끝났다… 男 아이스하키, 내일 세계 6위 체코와 첫 일전

북미리그 스타들 빠지며 춘추전국
백지선 감독 "金 꿈꾸지 않는다면 경기에 나설 이유가 없다"

"금메달을 꿈꾸지 않는다면 우리가 경기를 할 이유가 없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백지선 감독은 카리스마로 단단히 뭉쳐진 사람이다. 어조는 낮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강한 의지가 서려 있다. 겉으론 과묵해 보이나 한 번 화가 나면 육두문자가 쉴 새 없이 튀어나온다. 하지만 그의 이런 행동은 선수들의 투혼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자극제가 된다.

백 감독이 오합지졸에 불과하던 한국 대표팀을 맡은 건 2014년 7월. 3년 7개월 동안 그의 조련을 받은 대표팀은 승리의 달콤한 냄새에 굶주린 전사가 됐다. 지난해엔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정상 국가가 기량을 다투는 1부 리그에 진입했고, 친선 경기에서도 캐나다 스웨덴 등 강호들을 상대로 선전을 펼쳤다.

검투사처럼 몸싸움을 벌이는 아이스하키 선수들에게 앞니 ‘실종’은 오히려 훈장처럼 보인다. 캐나다 출신 귀화 선수 브라이언 영(왼쪽)과 마이클 스위프트(오른쪽)의 웃는 모습.
검투사처럼 몸싸움을 벌이는 아이스하키 선수들에게 앞니 ‘실종’은 오히려 훈장처럼 보인다. 캐나다 출신 귀화 선수 브라이언 영(왼쪽)과 마이클 스위프트(오른쪽)의 웃는 모습. /윤동진 객원기자
백 감독이 앞장선 '위대한 도전'의 열매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무대가 드디어 열린다. 동계올림픽 최고 흥행 종목인 남자 아이스하키가 14일부터 열전에 돌입한다. 한국은 조별 예선에서 15일 체코와 역사적인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17일 스위스(7위), 18일 캐나다(1위)를 상대한다.

대표팀은 올림픽을 앞두고 최근 네 차례 평가전에서 1승3패에 그쳤다. OAR(러시아)을 상대로 1대8로 크게 졌다. 백 감독은 그 결과에 개의치 않는 듯 "평가전은 연습 과정일 뿐"이라며 대반전을 다짐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현재 패배가 미래의 승리를 위한 것이라는 의미였다.

대표팀은 지난 11일 강릉선수촌에 입촌한 이후 최종 전력 점검에 나섰다. 체력 훈련 비중을 줄이고 그동안 다져온 조직력을 점검했다. 대표팀은 특히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상대 국가를 상대로 파워플레이(수적으로 앞선 상태에서 플레이) 득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비디오 분석을 통해 선수들 움직임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조율했다.

대표팀 베테랑 조민호는 "아무리 상대 선수들 경력이 화려해도 우리는 똑같은 장비를 입은 선수"라며 "선수 간 호흡이 잘 맞아 올림픽에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연습경기를 통해 정신력이 강해졌다. 남은 시간 경기에서 뛸 수 있는 에너지를 채워갈 것"이라고 했다.

여자 남북단일팀은 14일 오후 4시 40분 치를 일본과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예정된 훈련을 취소했다. 스위스에 이어 스웨덴에도 0대8로 대패한 충격을 털어내기 위한 결정이다. 스웨덴전이 끝난 후 일부 대표 선수들은 눈물을 펑펑 흘렸다. 내준 점수는 스위스전과 같았지만, 경기력은 훨씬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경기 막판 득점 기회를 아쉽게 놓쳤던 최지원은 "우리 팀에 정말 간절했던 골을 넣지 못해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며 "일본전에서 골만 터지면 우리 선수들의 기세가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단일팀은 현재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2경기 연속 8골을 내준 신소정은 허리 상태가 안 좋아 진통제 투혼을 펼치고 있다. 북한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난 공격수 정수현도 첫 경기에서 손목을 다쳤다. 그는 두 번째 경기는 건너뛰고 일본전 출전을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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