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또 막말…“여성 게릴라는 죽이지 말고 성기를 쏴라”

입력 2018.02.13 17:48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과거 군인들에게 “여성 공산 게릴라는 죽이지 말고 성기를 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자랑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 시각)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주 말라카낭 대통령 궁에서 게릴라 공산주의 반군 신인민군(NPA)으로 활동하다 전향한 200여명을 초청해 연설 중, 이 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다바오시 시장 시절, 군인들에게 여성 게릴라들을 총으로 쏘라고 지시한 것을 회상하며 “이들을 붙잡으면 죽이지 말고 성기를 쏴라. (여성들은) 성기가 없으면 쓸모가 없어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단어도 계속해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통령궁 측이 공개한 연설문에는 문제의 단어가 삭제된 채, 줄 표시만 돼 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현지 언론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공용어가 아닌 현지 방언으로 연설했기 때문에 당초 이를 크게 다루지 않았다고 NYT는 설명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17년 11월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 블룸버그
필리핀 현지 인권 단체와 여성 단체들 사이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 필리핀지부는 가디언에 “대통령은 이전에도 여성에 대한 혐오적이고 모욕적이며 비하적인 발언을 일삼아 왔다”며 “그가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하라고 부추기는 것은 국제인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여성 국회의원 에미 데 예수스는 NYT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군인들에게 여성의 권리를 짓밟을 자격을 준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는 전형적인 여성혐오와 파시즘이 결합된 끔찍한 결과물”이라고 맹비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전에도 성적인 내용의 농담과 막말로 수 차례 구설에 올랐다. 지난 2016년 대선을 한 달 앞둔 유세에서 내뱉은 말이 대표적이다.

당시 다바오시 시장이었던 두테르테는 1989년 다바오 지역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 사건을 언급하며 “폭도들은 모든 여성 인질을 성폭행 했고, 그 중에는 호주 선교사도 있었다”며 “진압이 끝난 후 시신으로 들려나온 그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그를 성폭행)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호주와 미국 대사가 강하게 비판하자 “입을 닥쳐라”라며 외교관계 단절까지 거론했다.

지난해 5월에는 계엄령 선포지역인 남부 민다나오 섬 일리간을 방문, 군인들에게 “(여성을) 3명까지 강간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필리핀 정부군과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인 마우테 그룹간의 총격전으로 사상자와 피난민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나와 인권 유린 문제가 제기됐다.
<br>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연설에서도 “필리핀 관광객에게 처녀 42명을 제공하겠다”고 말해 도마에 올랐다. 해리 로케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의 발언은 그저 농담일 뿐이었다”며 “명백한 농담이었기 때문에 무엇을 의미했는지 분명히 밝힐 필요도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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