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1심서 징역 20년 선고... 뇌물·직권남용 등 18개 혐의 대부분 '유죄'

    입력 : 2018.02.13 16:22 | 수정 : 2018.02.13 17:30

    法, 박근혜-최순실 공모관계 폭넓게 인정
    삼성 승마지원, 롯데·SK 추가지원도 뇌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주체는 ‘청와대’
    “출연금 774억원 뇌물 아닌 강요로 낸 돈”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秘線) 실세로 지목돼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으로 기소된 최순실(62)씨가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관계를 폭넓게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는 13일 뇌물·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원, 추징금 72억9427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씨로 인해 국정질서가 큰 혼란에 빠졌고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인 대통령 파면도 있었다”며 “헌법상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이 위임한 권력과 지위를 사인에게 나눠준 대통령과 사익을 추구한 최씨에게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어 “국정 혼란과 국민들의 실망감에 비춰볼 때 죄책이 대단히 무거움에도 최씨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기획된 것이라 주장하며 반성하는 태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다.

    최순실씨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시스
    재판부는 승마지원 뇌물 수수·강요 등 최씨의 공소사실 가운데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혐의 가운데 상당 부분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공범 관계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최씨의 핵심 혐의인 삼성에게서 딸 정유라씨의 승마지원을 뇌물로 받은 부분에 대해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로 받은 36억3483만원 △비타나 등 말 3필과 보험료 등 부대비용 36억5900만원 등 총 72억9000만원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씨에 대한 승마지원은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요구했고, 최씨는 이를 단순히 수령하는 지위를 넘어 핵심적인 경과를 조정하는 등 중요한 부분을 수행했다"며 "최씨가 이 부회장에게 말을 지원받을 때 대통령 직무와 대가 관계가 있는 뇌물로 인식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대법원 판례 등을 볼 때 공무원이 아닌 최씨도 뇌물죄의 공범이 될 수 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최씨가 삼성으로부터 받은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와 공모해 허위 매매계약·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등 범죄수익의 처분을 가장한 점이 인정된다"고 했다.

    최씨가 K스포츠재단을 통해 롯데그룹으로부터 받았다가 돌려준 70억원, SK그룹에 추가 지원을 요구한 89억원은 제3자뇌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하남 체육시설의 건립을 롯데 등에 지원해줄 것을 부탁했고, 박 전 대통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요구한 것”이라며 “최씨가 대통령 직무집행과 대가관계에 있었음을 미필적이나마 인식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SK그룹에 대해서도 “최씨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K스포츠재단 사업 지원을 요구한 시기는 워커힐 면세점 등 SK그룹의 현안이 모두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최씨가 SK그룹에 지원을 요청한 것에 대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르·K스포츠재단을 세워 대기업으로부터 총 774억원을 받은 것과 삼성으로부터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지원금 16억2800만원은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박영수 특검팀은 이를 제3자뇌물로 보고 기소했다. 혐의가 인정되려면 부정청탁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부정청탁의 대상이 되는 삼성그룹의 승계 작업이 없었고, 이에 따르는 명시적·묵시적 부정청탁도 없었다고 봤다.

    하지만 두 재단 출연금에 대한 최씨의 직권남용, 강요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주체를 ‘청와대’라고 못박았다. 재판부는 "재단 2곳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지시로 설립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재단에 출연한 기업들이 청와대 강요로 어쩔 수 없이 돈을 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출연기업들은 설립 관련 참여 기회를 전혀 제공받지 못했고, 사업 타당성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며 "대통령·경제수석 관심사항이라 전해 듣고 출연 여부를 결정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삼성에게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지원금 16억2800만원을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일정을 미리 파악한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지원 요청을 부탁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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