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핵심은 반전, 황선홍은 절실하다

입력 2018.02.12 22:12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황선홍 감독(FC서울)이 종종 되뇌이던 말이다. 아무리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라고 해도 '원팀(One Team)'이 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상대에 비해 열세에 있다고 해도 하나로 똘똘 뭉치는 힘만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축구를 펼칠 수 있다는 철학도 담겨 있다. '팀'을 완성하는 첫 작업인 전술 구성에 그만큼 공을 들여왔다. 스스로 "100% 만족이 없다. 항상 80%다. 나머지 20%를 채우는게 감독의 일"이라고 강조해왔다. '팀'을 만드는 작업에 조금이라도 걸리는 부분은 냉정하게 정리해 나아갔다.
새 시즌을 앞둔 FC서울 팬들의 걱정이 크다. 데얀에 이어 오스마르까지 팀을 떠난다는 소식에 들끓고 있다. 최근 수 시즌 동안 간판 역할을 했던 외국인 선수와의 결별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다수가 황 감독의 판단에 의문을 제시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서울을 돌아보면 황 감독이 칼을 빼든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순위는 5위였지만 내용 면에선 아쉬움이 컸다. 공수 전반의 속도가 처지면서 답답한 축구를 했다. 정점에 선 데얀 박주영의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전체적인 속도가 떨어졌다. 오스마르도 마찬가지였다. 기량은 나쁘지 않았지만 빠른 공수 전개를 감당하기에는 발이 무뎠다. 지난해 놓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뿐만 아니라 명예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황 감독 입장에선 다가오는 변화에 걸맞는 '실리추구'가 필요했다.
2016년 6월 부임 이래 황 감독이 팀을 만들 시간은 많지 않았다. 최용수 전 감독이 만들어놓은 팀을 물려 받아 우승을 차지한 뒤 곧바로 ACL 조별리그에 뛰어들어야 했다. 그동안 정체됐던 변화가 K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황 감독은 올 시즌만큼은 자신만의 색깔을 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선수 구성에서 해답을 엿볼 수 있다. 체격과 스피드가 좋은 에반드로와 안델손의 가세는 데얀을 정점으로 전방에서 공간을 파고드는 빠른 축구로의 변화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중원 역시 '속도'가 핵심이다. 오스마르가 빠지지만 김성준이 빈 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체격은 오스마르에 비해 작지만 탄탄한 기량을 갖춘 '흙속의 진주'로 꼽혀왔던 만큼 서울의 변화를 이끌어줄 선수로 꼽힌다. 군에서 제대한 신진호 이웅희의 가세와 하대성 송진형의 부상 복귀 등 호재도 많다.
큰 폭의 변화는 자칫 실패와 맞닿을 수 있다. 변화와 도전의 핵심은 '반전'이다.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수도 서울을 품은 팀다운 성과를 내겠다는게 황 감독의 목표다. 모두가 실패를 예상했으나 드라마틱한 반전을 일궈냈던 포항 시절처럼 황 감독은 스스로 벼랑 끝에 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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