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최대 압박 지속하지만, 北이 대화 원하면 하겠다"

    입력 : 2018.02.13 03:19

    '평양 초대장' 본 美國 묘한 기류
    매티스는 "北메시지 혼란스럽다"
    므누신, 전례없는 강력 제재 준비

    WSJ, 사설 제목에 '평양 올림픽' "북한의 가식적 평화 공세" 비판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 것에 대해 미국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하겠다"고 했다. 최대 압박을 강조하고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면서도 미·북 직접 대화 가능성을 살피기 위한 탐색전을 시작한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긴장 완화를 위해 어느 정도 올림픽을 이용하는 것이 올림픽 종료 후 어떤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말하기 너무 이르다"고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김정은에 대해 "그가 최근 탄도미사일을 강조한 열병식을 개최한 것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려는 어떤 메시지도 혼란스럽게 한다"며 "나는 그것이 어떤 신호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외교·안보 참모로 알려진 매티스 장관에겐 김정은의 '평양 초대장'보다 열병식이 더 큰 메시지로 다가온 것이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이날 자신의 칼럼에서 "펜스 부통령은 (한국 방문에서) 문 대통령과 한·미가 북한과의 추가적인 관여(대화)를 위한 조건에 합의했다"며 "한국이 먼저 대화에 나서고 곧 미국도 뒤따를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최대 압박을 펴면서도 북한의 숨통을 틔워놓아 대화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로긴은 한국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펜스 부통령을 인터뷰했다. 펜스 부통령은 로긴에게 "최대 압박 전략을 지속하지만 대화를 원하면 대화(talk)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2일(현지 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북한이 미국과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결정하는 시기는 북한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먼저 나서지 않고 북한의 요구가 있을 때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최근 '전례 없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북한 선박이 공해상에서 다른 배로 석유와 석탄 등을 밀수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추가적인 행정명령이나 제재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의 평창 동계올림픽을 이용한 평화 공세에 외신들도 거부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평양 올림픽'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유화 정책을 펴는 한국 정부와 남에게 잘 속는 서방 언론 덕에 평양의 감옥 국가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 버금가는 이미지 변신 효과를 거뒀다"며 "이번 주 북한이 보인 가식의 큰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의 르몽드도 "북한 김정은이 올림픽을 퇴색시키고 세계 미디어·외교 무대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며 "평창올림픽이 마치 북한의 올림픽처럼 보인다"고 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도 11일 "북한의 미소 외교에 눈길을 빼앗기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확실히 (한·미·일이)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평창올림픽에 참석한 한정(韓正) 정치국 상무위원이 북한 대표 단장과 만나 교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양측이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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