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확인 등 '남북교류 길트기' 예산 미리 짜놨다

    입력 : 2018.02.13 03:15

    통일부, 6일 비공개로 기금 의결
    전문가 교류 포함 7억3000만원
    정상회담 염두에 두고 준비한 듯

    정부가 남북 이산가족 생사 확인 및 남북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사업비로 7억3000여만원을 편성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이 방한하기 불과 사흘 전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방한을 염두에 두고 사전 준비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전문가 교류를 통해 남북 대화 기조를 이어가고 남북 정상회담도 성사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통일부는 지난 6일 오후 비공개로 남북협력기금관리심의위원회를 열어 이와 같은 내용의 기금 편성안을 의결했다. '남북 이산가족 전면적 생사 확인 준비'에 4억600만원, '남·북·국제사회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3억3000만원이 배정됐다. 통일부는 특히 이산가족 생사 확인 준비 기금으로 이산가족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산가족 현황 조사는 5년마다 하도록 돼 있는데,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6년 이미 7억8000만원을 들여 실태조사를 한 차례 했었다. 다음 조사 시점을 3년여 남겨둔 상황에서 별도의 실태조사를 다시 하겠다는 얘기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여건 조성'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권에선 김여정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 이후 "남북 대화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김여정 방문 과정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본격 거론되진 않았지만 상반기 중 추진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베를린 구상'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과 이를 위한 남북회담을 제안했었다.

    여권 관계자는 "민간 차원의 문화·환경·스포츠 교류와 함께 남북과 해외의 외교·안보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제회의가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외적으로 논란이 적은 민간 교류를 통해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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