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핫 뉴스] 설 연휴 낀 평창… 외국인들 'KTX표 전쟁'

입력 2018.02.13 03:10

[관광객들 교통편 없어 발동동]

- 경강선 KTX 좌석 대부분 매진
'외국인 코레일 패스'도 무용지물
공항~강릉 운행 버스표도 동나 입석 구하려 서울역 나와 헤매

- 무르익던 '평창 특수' 반감 우려
평창 객실 10개 중 3개가 공실… 업소 "외국인마저 노쇼땐 큰일"

12일 오후 서울역 매표소. 스위스에서 온 한스 멘고티(48)씨가 오는 17일 강릉에서 돌아오는 KTX 입석표를 찾고 있었다. 스케이팅 마니아인 그는 14일 피겨스케이팅, 15일 스피드스케이팅 경기 입장권을 구매했다. 하지만 KTX 표를 구하지 못한 것이다. 그는 몇 시간을 기다려 겨우 14일 오후 서울로 오는 표를 샀다. 출국 날짜 때문에 더 늦출 수 없었다. 그는 "한국 연휴인 줄 몰랐다. 15일 경기 관람을 포기하고 예약한 숙소도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이탈리아 관광객들이 평창행 KTX에 탑승하기 위해 짐을 끌며 이동하고 있다.
어렵게 입석표 구한 이탈리아 관광객 -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이탈리아 관광객들이 평창행 KTX에 탑승하기 위해 짐을 끌며 이동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이탈리아팀을 응원하러 온 이들은“표가 없어 애를 태우다 입석표를 어렵게 구했다”고 했다. /조인원 기자
평창올림픽 기간에 낀 설 연휴가 올림픽 흥행에 복병으로 등장했다. 올림픽을 보러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귀성·귀경객과 겹쳐 KTX 표를 구하지 못해 일정을 급히 변경하거나 경기를 못 보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설 연휴 기차표 못 구하는 외국인들

이틀 전 한국에 온 노르웨이인 로시(34)씨는 12일 서울역에서 막막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인터넷에는 내가 원하는 시간대 평창행 KTX가 모두 매진된 것으로 나온다. 4시간 전에 나왔는데, 당장 지금 가는 기차도 없다"고 말했다. 슬로베니아인 페터 라포르니크(60)씨는 "설날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더 오래 있으려고 했지만 돌아오는 표를 구하지 못해 일정을 앞당겨 개막식만 보고 귀국한다"고 했다.

외국인의 설 연휴 평창 기차표 난관
'평창 코레일 패스'를 소지한 외국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코레일은 지난해 10월 외국인 대상으로 '평창 코레일 패스'를 판매했다. 패스가 있으면 올림픽 기간에 평창·강릉을 포함한 코레일 전 노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단 설 연휴(2월 14~18일)에는 예외다. 패스 소지자가 연휴 기간 경강선 노선을 이용하려면 지난 1월 25일 별도로 예약을 해야 했다. 그러나 코레일이 지난 1월 16~17일 설 연휴 열차표 예매를 진행하면서 대부분의 좌석이 매진됐다. 외국인에게 남은 표가 거의 없어진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패스 소지자들을 위해 25일까지 좌석의 10%를 따로 빼놓았고, 네 차례에 걸쳐 이메일 공지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내받지 못했다"는 외국인이 많았다. 그나마 남아 있던 10% 좌석이 25일 이후 일반인들에게 풀려 삽시간에 판매됐다. 인천공항에서 평창을 경유해 강릉까지 가는 버스표도 매진됐다. 오는 16일 평창에 갈 예정인 프랑스인 셀린(36)씨는 "7일권 패스를 20만원 가까이 주고 예매했지만 별 소용이 없다"고 했다. 코레일은 올림픽과 설 연휴로 급증한 수요에 대비해 2월 한 달 동안 서울~강릉 구간 열차를 최대 51회(평일엔 하루에 22회 운행)로 늘렸지만 기술적으로 더 배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국 관광객 줄까"… 주민 발 동동

평창 특수를 기대했던 평창 등 강원 지역 숙박업 종사자들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최근 강원도가 발표한(2월 2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2월 9~25일) 평창·강릉·정선 등의 숙박업소 객실 판매율은 65%에 그쳤다. 설상경기와 개·폐막식이 열리는 평창은 객실 10개 중 3개가 공실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빙상 경기가 치러지는 강릉은 객실 판매율이 57%, 정선은 37%에 그쳤다. 평창 주변 일부 고급 호텔이나 리조트는 선수단과 기자단 등과 계약을 성사해 만실이지만, 나머지 숙소들은 여전히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평창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이모(43)씨는 "올림픽 관람권이 수십만원에 달해 내국인들의 예약률이 생각보다 낮다"며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예약을 취소하거나 아예 안 오면 어쩌나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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