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복·해골복… 이쯤 돼야 '평창 패피'

    입력 : 2018.02.13 03:03

    [해외 선수단 '별별 유니폼']

    멕시코팀 유니폼 가장 화려… 국경일 '죽은 자들의 날' 표현
    NASA우주복 그대로 본뜬 미국… 알루미늄 옷감 사용해 방수 강화
    뉴질랜드팀 한글로 '뉴질랜드' 새겨

    이들만 등장하면 평창올림픽 경기장 설원(雪原)은 런웨이로 변신한다. 전 세계 팬들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는 모습을 보면 마치 패션모델 같다. 하지만 이들의 진짜 정체는 올림픽 대표 선수다.

    평창올림픽에서 멕시코 알파인 스키 대표팀은 '패피(패션 피플의 줄임말)'로 통한다. 멕시코는 정선 알파인스키장에서 가장 '화려한' 팀으로 꼽힌다. 성적만 놓고 보면 이들은 화려함과 거리가 먼 선수들이다. 멕시코는 역대 동계올림픽(8회 참가)에서 메달을 단 한 번도 따지 못한 나라다. 알파인 스키 최고 성적은 1984년 사라예보올림픽에서 거둔 26위로 메달과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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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각국 대표팀의 독특한 유니폼. 우주복 스타일의 경기복을 입은 미국 스노보드 대표 제이미 앤더슨은 12일 여자 슬로프스타일 1위를 한 뒤 시상식에서 가짜 우주 헬멧을 쓰고 기념 촬영을 했다(왼쪽). 검은색 바탕에 흰색 해골들이 그려진 멕시코 알파인 스키 대표팀의 유니폼은 개성 만점이다(오른쪽 위). 조이 사도스키 시놋(뉴질랜드)의 스노보드 유니폼 오른쪽 팔 부분엔 한글로‘뉴질랜드’라고 적혀 있다(오른쪽 아래). /로이터·EPA 연합뉴스·호엔로에
    하지만 멕시코 팀의 유니폼은 연일 각국 외신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체적으로 검은색 바탕에 흰색 해골들이 눈길을 끈다. 해골엔 빨간색·파란색 등 화려한 색깔로 가득 채웠다. 유니폼 속 해골은 멕시코의 국경일로 지정된 '죽은 자들의 날 (Día de los Muertos)'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것이다. 죽은 자들의 날은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멕시코 전역에서 죽은 이들을 기리는 날을 의미한다. 이때 멕시코인들은 설탕·초콜릿 등으로 해골 조형물을 만들고, 여기에 죽은 사람의 이름을 적어 제단에 올린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멕시코의 화려한 유니폼이 평창올림픽에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했다.

    해골 유니폼을 만든 주인공은 멕시코 알파인 스키 영웅 후베르투스 폰 호엔로에(59·멕시코)다. 그는 1984년부터 올림픽에 참가했는데 성적은 늘 하위권이었다. 51세 때인 2010 밴쿠버 때 회전 46위, 수퍼대회전 78위로 완주했던 그는 "멕시코를 알릴 수 있어 만족한다"고 했다. 이번 평창에선 선수가 아닌 디자이너로 참가했다. 그는 지난 2014 소치올림픽 땐 멕시코 전통 복장인 '마리아치' 악사 복장과 비슷한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기도 했다. 그는 독일 왕족 출신으로 별명은 '호엔로에 왕자'로 불린다.

    미국 스노보드 대표팀 유니폼을 보면 마치 외계 행성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복 스타일을 그대로 옮겼다고 한다. 유니폼 제조사 버튼에 따르면 이들의 유니폼은 알루미늄을 코팅한 옷감으로 제작돼 가벼울 뿐만 아니라 방수 기능도 있다. 백승우 슬로프스타일 스타트위원장은 "우주복 유니폼 입은 미국 선수들이 우주인처럼 천천히 걸으며 서로 웃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고 했다.

    한글로 자기 개성을 표현한 선수도 있다. 스노보드 유망주 조이 사도스키 시놋(16·뉴질랜드)은 자기 유니폼 오른쪽 팔에 한글로 '뉴질랜드'를 적었다. 시놋은 12일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여자 슬로프스타일 결승에서 경기 채점 결과(13위)를 기다리며 한글 유니폼을 카메라를 향해 보여주기도 했다. 뉴질랜드 대표팀은 올림픽 개막 전부터 남다른 '한글 사랑'을 보여줬다. 지난 7일에는 뉴질랜드 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에 '뉴질랜드'라는 한글이 새겨진 검은색 외투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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