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한미훈련 연기 안돼" 文대통령 "우리 주권 사항"

입력 2018.02.12 03:03

[평창의 남과 북]

靑, 회담 신경전 이례적 공개… 韓日관계 심상찮은 상황으로

日방위상 "대화 위한 대화 무의미"
아사히 "北, 한국을 對美 방패로"

평창올림픽 기간에 한·일 정상회담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訪南)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심상찮은 상황으로 가고 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은 우리 주권 사항"이라고 선을 그은 사실을 그 다음 날 공개했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 데 대해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10일 "북한의 핵·미사일 기본 정책이 바뀌는 것이 (남북 대화의) 대전제"라며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비핵화가 빠진 남북 관계 개선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 그는 "과거 일본과 한국도 북한의 유화 정책에 끌려다닌 적이 있지만 그 결과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었다"고 했다. 이어 "핵 미사일 개발 포기를 끄집어내지 못하는 한 방북하면 안 된다고 한국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김정은의 문 대통령 초청에는 대북 제재와 고립에서 탈피하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한·미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한국을 미국의 공격에 대한 방패로 쓰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대북 경제 제재의 효과가 나타나는 상황에 제재를 완화하면 지금까지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고 보도했다. 외무성 간부는 요미우리신문에 "문 정권의 본질은 친북(親北)"이라면서 "북한이 대화 공세를 계속하면 미·일이 반대해도 방북을 결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중도 성향인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방북 요청을 두고 "완전한 양동작전(陽動作戰)"이라고 했다. 본래 의도와 다른 움직임으로 상대방을 혼란에 빠지게 하는 전술이란 뜻이다. 마이니치는 "한반도 비핵화로 연결되지 않는 회담은 의미가 없다. 북·미 대화 중개라는 성과를 내려 서두르는 문 대통령의 태도에서 위험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일본 내에선 아베 총리의 이번 방한을 놓고 성과를 못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0일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양국 정상회담 내용을 공개하며 "아베 총리가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며,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고, 문 대통령이 '우리 주권의 문제이자 내정에 관한 문제'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아베 총리가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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