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씨왕조 집사'까지 靑 보냈다

    입력 : 2018.02.12 03:13

    [靑 "막판에 명단 바뀌어 김창선이 온 것"]

    김창선, 김정일 때부터 살림 챙겨
    김여정과 같은 테이블 앉아 식사

    김창선
    지난 10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청와대 오찬에는 좀처럼 공개 석상에 나서지 않는 북한 인사가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김창선〈사진〉 중앙당 서기실장이다.

    김창선은 북한 대표단이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할 때는 뒷자리에 앉았지만 오찬 때는 대표단과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했다. 김정일 시절부터 서기실에서 오래 근무한 '김씨 왕조의 집사' 격인 김창선의 위상을 짐작하게 했다.

    김창선은 같은 날 저녁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강릉에서 주최한 만찬에도 등장했다. 그는 김여정을 위해 코트를 받아준 뒤 본인도 테이블에 앉았다. 김여정의 '정치 스승'이란 평가도 있다. 김창선의 등장은 이번 대표단 파견에 김정은이 얼마나 무게를 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창선은 평소 '김씨 일가'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면서 김정은에게 올라오는 모든 보고를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김여정을 지근에서 보좌하면서 대표단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김창선은 중장(우리의 소장)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자주 입고 북한 언론에 등장했다. 서기실은 우리 청와대 부속실과 비슷하다. 다만 정책 결정에는 관여하지 않고 최고 지도자와 그 가족의 일상을 돌보는 역할을 맡는다.

    1944년생으로 알려진 김창선은 함경북도 명천군 출신으로 김일성종합대학 러시아과를 졸업했다. 김창선이 일찍부터 출세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사별한 전처 류춘옥의 후광 때문으로 알려졌다. 류춘옥(당 국제부 과장 출신)은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와 '절친'이었다. 김일성이 광복 후 북한에 왔을 때 김정일·경희 남매를 류춘옥 집에 맡겼다고 한다.

    당시 김정일 남매를 기르다시피 한 류춘옥의 모친은 지금도 살아 있는 황순희(99) 조선혁명박물관장이다. 빨치산 출신인 황순희는 김정일에게 반말이 가능했던 유일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 황순희의 남편은 6·25 때 가장 먼저 서울에 입성한 '105탱크여단장' 류경수다.

    김창선은 2000년 김용순(대남비서)의 특사 방한 때는 '박성천'이란 가명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접견했다.

    당초 북측 참석자 명단에는 김창선 대신 리택건(통일전선부 부부장)이 포함돼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리택건이 오기로 했다가 막판에 리택건이 안 오고 김창선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방문에는 북한의 몇 안 되는 '여성 회담 일꾼'인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의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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