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 중단 졸속… 서류떼다 임종 놓쳐"

조선일보
  • 최원우 기자
    입력 2018.02.12 03:09

    직계가족 전원의 증명서 필요
    입력 시스템도 너무 불편… 서울대병원선 이용 포기도

    임종기 환자에 대한 연명치료 중단을 가능케 한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 일주일 만에 졸속 행정으로 파행을 빚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보호자가 연명의료 중단 의사를 밝히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떼려고 자리를 비운 사이 환자가 사망해 임종을 지키지 못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11일 밝혔다. 보호자가 가족임을 증명하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려다 환자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자 항의했다는 것이다.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면, 죽음이 임박한 환자가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없을 때는 가족이 대신 중단을 요청해야 한다. 그러려면 배우자, 자녀에 손주까지 가족 전원(직계 존비속)이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그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이 많았다. 고령자의 경우, 자녀·손주를 합하면 동의를 구해야 할 대상만 수십 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이 만든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도 사용 절차가 까다로워 이용을 포기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의료진이 환자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 등 연명의료 절차에 필요한 내용을 전산 입력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전산 입력 절차와 방법이 까다로워 사용에 어려움이 따르자, 서울대병원이 아예 이용을 포기하고 우편 접수로 대신하기로 한 것이다.

    병원 측은 "시스템상에서 환자 서명이 입력되지 않아 서명을 스캔한 파일을 별도로 정책원에 보내야 하고, 입력한 내용을 조금이라도 수정하려면 별도 공문을 보내야 하는 등 이용이 불편하다"고 했다. 병원 전산 시스템과 연동되지도 않아 의료진이 일일이 서류를 제출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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