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데 끌리네… 하룻밤 만에 스타 된 인면조

조선일보
  • 변희원 기자
    입력 2018.02.12 03:02

    고구려 벽화서 영감, 상상의 새
    야후재팬 최고 조회수, 반응 후끈

    9일 열린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나타난 사람 얼굴을 한 새‘인면조’.
    9일 열린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나타난 사람 얼굴을 한 새‘인면조’. /연합뉴스
    봉황처럼 길쭉한 몸에 남자의 얼굴이 달렸다. 백지장같이 하얀 얼굴에 큼직한 이목구비는 무표정하다. 흰색 전통 복장에 머리에 작은 갓까지 올린 차림새. 기괴하고도 부자연스럽다.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무대에 등장한 '인면조(人面鳥)'는 공식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를 제치고 최고 화제가 됐다.

    인면조는 개회식 초반 사신(四神)을 뜻하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 각종 동물과 함께 무대에 등장했다. 인면조는 여러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확인되는 전설 속 동물이다. '천추(千秋)'나 '만세(萬歲)'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송승환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은 인면조에 대해 "고구려 벽화 고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여러 동물들이 평화를 다 같이 즐기는 한국의 고대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개회식 중계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의 첫 반응은 "꿈에 나올까봐 무섭다" "애가 보면 울 것 같은 비주얼" 등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개회식이 끝난 뒤 "볼수록 끌린다" "인면조가 머릿속을 맴돈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올랐다. 특히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는 인면조를 그린 팬아트가 하루 만에 100건 넘게 올라왔다. 팬아트는 연예인, 만화·소설 속 주인공 등 좋아하는 대상을 소재로 그린 그림. 인면조를 잘생긴 남자나 귀여운 새처럼 미화해서 그린 것이 대부분이다. 인면조가 고구려 복장을 한 여성을 다정하게 감싸거나 수호랑, 반다비를 태우고 하늘을 날아가는 그림도 있다.

    트위터·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는 인면조 팬아트.
    트위터·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는 인면조 팬아트. /인스타그램(@meesoee·@chesca_s)
    해외 반응도 뜨겁다. 일본 아사히신문 온라인판은9일 "갑자기 나타난 인면조, 사실은 평화의 상징"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당일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의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서도 인면조는 인기 검색어였다. 미국 IT 전문 매체 '더 버지'는 "두려운 존재였던 인면조가 세계적 관심을 받으면서 팬아트 열풍까지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1000여 년 만에 우리 앞에 등장한 인면조는 하룻밤 만에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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