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인천공항과 400㎞ 떨어진 항공 정비 단지 건설

  •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

    입력 : 2018.02.12 03:09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
    세계 1위부터 세계 7위까지의 공항(연간 비행 편수 기준)은 모두 가까운 정비 단지에서 원스톱 수리를 한다. 시간이 승패요, 돈인 데다 하루 1000편 넘게 오가는 항공기의 비용과 안전을 위함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작년 12월 세계 8위 공항인 인천공항에서 무려 400km 거리에 최대 3000억원이 투자되는 새 항공기 정비(MRO) 단지 선정을 발표했다.

    글로벌 유력 항공 컨설팅사인 CAPA(Center for Asia Pacific Aviation)는 "Korean is taking MRO initiatives at underutilized airports"(한국은 충분히 활용되지 않는 공항에 정비 단지를 추진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그곳은 경남 사천, 한국우주항공산업(KAI)의 본거지다. T-50 훈련기를 수출하는 KAI는 삼성·현대·대우의 항공 부문을 합친 공기업이다. 정부가 사천을 지원하는 것은 국토 균형 발전 관점에선 맞는다. 그러나 그것이 12년 연속 서비스 세계 1위인 인천공항에 대한 무(無)지원을 합리화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지난달 18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문을 열었다. 이제 7200만명의 탑승객이 오가고 항로와 편수도 늘어난다. 우려스러운 것은 정비 불량으로 인한 출발편 결항률이 2010년 3.9%에서 2016년 23.5%로 높아졌다는 점이다. 만일 적시에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거나 문제라도 생긴다면 17년간 공든탑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최근 인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 정비 단지를 조성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MRO는 키워야 할 산업이다. 우리 같은 기술력과 인적 인프라를 갖춘 나라가 항공 정비 비용의 절반인 1조원을 대만 등 해외에 쓴다는 것은 문제다. 이제 연간 12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세계 MRO 시장에도 뛰어들어야 한다.

    항공은 군수와 민수, 제조와 서비스로 각각 나뉜다. 사천은 군수(軍需)를 중심으로 항공 제조 단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엔진·부품 제조를 기반으로 '수출형MRO'로 특화하고, 인천은 민항기 기체를 수선하는 중(重)정비의 '현장형 MRO'로 초점을 맞추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 정부가 이런 상식을 바탕으로 고른 지원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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