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김여정·김영남 등과 오찬…“남북정상 만나길 기대”

    입력 : 2018.02.11 13:54 | 수정 : 2018.02.11 15:11

    李총리가 밝힌 남북정상회담 ‘여건 조성’ 두 가지 실마리
    北 대표단 방남 마지막 날 오찬…“앞으로 함께할 시간 길어야”
    헤드테이블에 北 최휘·김성혜, 南 조명균·도종환·강수진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가진 오찬에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이낙연 총리.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정오 북한 고위급대표단과의 오찬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 달라고 공식 초청한 것과 관련, "그만한 여건이 마련돼 남북 정상이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함께 한 오찬에서 "좋은 여건이 빨리 조성되도록 남북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국제사회도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은 전날 청와대를 예방한 여동생 김여정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의지를 담은 친서(親書)와 함께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는 초청의사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문 대통령이 언급한 '앞으로 만들 여건'에 대한 큰 방향을 특사 자격으로 온 김여정에게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이 총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하기 위한 여건의 첫째 조건으로 ‘남북의 적극적 노력’을 들었다.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아야 함은 물론 계속해서 대화의 끈을 이어나가자는 신호다.

    아울러 이 총리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여건에 미국의 동의가 빠질 수 없다는 점도 시사했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핵화가 보장되거나 전제되지 않은 남북 관계 개선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안에 문 대통령이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란 단서를 단 건 이런 현실적 제약 때문이다.

    이날 오찬은 김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인사 10명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종환 문체부 장관 등 남측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총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 민족과 세계 인류에게 두고두고 기억될 역사가 됐다"며 "남북 선수들이 하나의 깃발을 들고 하나로 섞여 입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여정 특사는 악수했고, 외국 언론은 그것을 '역사적 악수'라고 보도했다. 어젯밤에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의 첫 경기를 함께 응원하고 선수들을 함께 격려했다"고 했다. 그는 "이 모든 일은 얼마 전까지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졌다"고 감격했다.

    또 개회식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가 성화봉을 맞잡고 김연아 선수에게 전달한 장면에 대해 '역사적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총리는 "남북의 선수가 가파른 120계단을 올라 성화대 앞에 이르렀던 것처럼, 남과 북도 모든 난관을 이기고 공동번영과 평화통일의 목표에 이르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대표단이 이날 저녁 귀환하는 데 대해 "남측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쉽다"며 "남과 북은 화해와 평화의 염원을 확인했고, 그 가능성을 체험했다. 이번에 함께 한 시간은 짧지만,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은 길어야 한다"고 기대했다.

    이 총리는 "평창올림픽은 작은 시작이다. 남과 북은 평창올림픽으로 열린 대화의 기회를 올림픽 이후에도 살려 나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길은 다닐수록 넓어지고, 정은 나눌수록 깊어진다"며 "어렵게 열린 평화의 길이 넓어지고, 다시 확인된 동포의 정이 깊어지기를 기원한다. 남북이 이번 기회를 살려 한반도의 미래를 밝게 열어나가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한반도의 밝은 미래를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제안했다.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저녁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을 관람한 뒤 전용기편으로 인천공항에서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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