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국채에 큰손 몰려… 그리스가 살아났다

    입력 : 2018.02.10 03:02

    발행액 2배 넘는 투자금 들어와
    8년간 뼈를 깎는 긴축 성공, 올해 안에 구제금융 졸업할 듯

    국가 부도 직전까지 몰려 8년간 구제금융으로 연명하던 그리스가 회생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허리띠를 졸라맨 끝에 나라 살림이 흑자로 돌아서고 국가 신용등급도 올라가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8일(현지 시각) 30억유로(약 4조1000억원) 규모로 만기 7년짜리 국채(國債)를 팔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국채를 사겠다고 들어온 사전 입찰액이 판매 목표액의 2배가 넘는 65억유로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그리스가 7년짜리 국채를 발행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향후 그리스의 국가 신인도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투자 의사를 밝힌 해외 '큰손'이 많다는 의미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그리스 재정은 2016년 이후로는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한 등급 올렸다. 그리스 정부는 올해 안으로 구제금융을 졸업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스가 살아난 것은 뼈를 깎는 긴축으로 나라 차원에서 씀씀이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2012년 공무원 임금을 20% 이상 줄였고, 연금은 30% 이상 깎아 공공지출을 억제했다. 동시에 국가 자산을 과감하게 내다 팔았다. 2016년 7만개에 달하는 국가 자산을 매각하는 전담기업인 '헬레닉'을 세웠다. 헬레닉을 통해 국영기업 지분을 팔거나 알짜 국유 재산을 해외에 넘겨 현금을 끌어모았다. 유명 관광지인 산토리니섬, 크레타섬의 공항을 포함해 14개 공항 운영권을 독일의 공항운영회사인 프라포트에 지난해 팔았다. 대표적 산업항만인 피레우스항 운영권은 중국 국영 해운사인 차이나코스코에 넘겼다.

    고통스러운 긴축이 그리스인들의 자발적인 의사로 진행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세 차례에 걸쳐 36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구제금융을 수혈해준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조조정 요구를 그리스 정부가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구제금융 시기에 일상이 피폐해진 그리스 국민은 틈만 나면 반(反)긴축시위를 벌였다. 2015년 총선에서 급진좌파 정당인 시리자가 집권한 것도 긴축에 지친 국민이 표를 몰아 줬기 때문이다.

    유럽 언론은 "그리스가 회생하고 있지만 제조업과 같은 안정적인 기반 산업이 부족하기 때문에 본 궤도에 오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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