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는 기업

  • 강동민 벤처캐피털리스트·뮤렉스파트너스 부사장

    입력 : 2018.02.10 03:02 | 수정 : 2018.02.12 11:00

    [강동민의 넥스트 빅 웨이브]

    아마존의 성장세가 화제다. 최근 기업 가치가 7000억달러(약 760조원)까지 상승했다. 2017년 4분기 아마존의 순이익은 2조원을 돌파했다. 월가(街)의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이 "세계 최초로 기업 가치 1조달러 회사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에서도 전자상거래 투자는 활발하다. 2015년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원 투자를 받았고, 최근 신세계도 온라인 커머스에 대해 1조원 외부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필자는 전자상거래 중 중간 유통 혁신 기업에 관심이 많다. 일반 소비자들의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낙후된 중간 유통 시장은 혁신할 문제도 많고 투자할 기회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설립 4년 차 스타트업 글로벌네트웍스(서비스명 '미트박스')가 혁신하는 육류 중간 유통 시장이다. 기존에는 중간 유통 시장의 불합리한 거래 관행이 많았다. 창고에 쌓인 고기를 소유주만 바꿔가면서 가격을 높이기도 하고 재고도 없는 고기를 가짜로 판매하는 경우도 잦았다. 이러다 보니 원산지 가격보다 몇 배의 가격으로 소비자들은 고기를 구입하게 된다. 특히 힘없는 동네 정육점이나 영세 식당주들은 원재료가 없으면 장사를 할 수 없어 이런 비이상적 중간 마진 구조를 알면서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트박스는 축산물 판매자(원생산자, 수입업자 등)와 구매자(지역 도매상, 식당)를 직거래로 연결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13조원 규모 축산물 유통 시장의 비효율을 해결한다. 중간 마진의 거품을 걷어내니, 미트박스와 거래하는 정육점이나 자영업자는 30%나 싸게 고기를 구매할 수 있다. 김기봉 대표는 "올해 미트박스의 총거래액은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침투율은 2%에 불과해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수년 내 국내에서만 2조원대 거래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불합리한 마진도 줄어들고 서로 신뢰가 높아져 거래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11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경제학은 시장의 비효율이 감소하면 사회적 후생(소비자의 편익)이 늘어난다고 본다. 아마존이 7000억달러 기업이 된 것은 좋은 상품을 싸고 편리하게 공급하기 위한 모든 사업적·기술적 노력을 다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자상거래 산업도 마찬가지다. 생산과 유통, 공급 사슬의 혁신이 승자의 조건의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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