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의 두 천재 떴다… 내·외신 100명 엎치락뒤치락 '상석 전쟁'

입력 2018.02.09 03:11

[스노보드 제왕 숀 화이트·클로이 김의 뜨거웠던 기자회견]

스노보드 첫 100점 만점 선수들, 미국 하프파이프 대표로 출전
"내 인생 최고의 경기 기대하라" "부모님 나라서 뛰어 정말 특별"

숀 화이트(왼쪽), 클로이 김
숀 화이트(왼쪽), 클로이 김
8일 오전 9시 40분 평창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 강원룸이 세계 각국 언어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올림픽 취재를 위해 MPC를 찾은 각국 방송사가 오전 10시로 예정된 미국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대표팀 기자회견을 조금이라도 더 생생하게 내보내고자 자리 잡기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한 방송사 카메라 기자는 방송 취재용 카메라 20여 개가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옆으로 밀려나자 "무작정 밀고 들어오면 어떡하느냐"며 역정을 내기도 했다.

앞쪽 좌석 취재기자들도 자리 잡기 경쟁을 벌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질문자로 선정되기에도 유리한 가운데 앞쪽 '상석'은 일찌감치 자리가 찼다. 뒤늦게 도착한 기자들도 최대한 가까이서 기자회견을 취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엔 10여 나라에서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다.

이들이 미국 하프파이프 팀을 대상으로 열띤 취재 경쟁을 벌인 것은 스노보드 제왕이라고 하는 숀 화이트(32)와 한국계 미국인 여자 스노보더 클로이 김(18) 때문이었다. 두 선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낼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두 선수 모두 세계 최초로 100점 만점을 받은 선수다. 실력에 스타성까지 갖춘 두 '수퍼스타'가 나오면서 기자회견 규모가 '수퍼'급 으로 커진 것이다.

오전 10시 정각이 되자 두 선수를 포함해 미국 대표팀 선수 8명이 단상 위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취재진이 던진 질문 16건 중 14건이 두 선수에게 집중됐다. 화이트에게 8건, 클로이에게 6건이었다. 40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질문 기회를 얻은 기자마다 "숀에게 질문할게요" 하거나 "클로이,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같은 식이었다. 두 수퍼스타가 시선을 돌릴 땐 카메라도 그쪽을 따라갔다.

특히 이날 취재진의 최대 관심사는 숀 화이트의 올림픽 하프파이프 왕좌 탈환 가능성이었다. 화이트는 2006 토리노 대회와 2010 밴쿠버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2014년 소치 대회에선 4위에 머물렀다. 그는 "(소치 대회 땐) 내가 완전히 방전된 상태였다. 우승할 동기를 찾을 수 없었다"면서 "나이가 많다고 하지만 그건 기량과 상관이 없다. 오히려 내 신체 능력은 상당히 좋고, 중요한 건 (이번에도) 정신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노보드 역사상 유일하게 공식 세계 대회에서 두 번이나 100점 만점을 기록했지만 "아직 내 인생 최고 경기를 한 적이 없다. 평창올림픽에서 일어날 일이 기대된다"고 했다.

클로이 김에겐 한국 관련 질문이 많았다. 한 외신 기자가 "한국인 부모가 (한국에선) 숫자 4에 부정적 의미가 있다는 미신을 알려준 적이 있나"라고 묻자, "4는 내가 좋아하는 행운의 숫자인데…. (부정적 의미가)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해 취재진을 웃겼다. 그는 이어 "경기 전 보드를 탁탁 쳐 두려움을 떨쳐내는 행동은 한다"면서 "긴장할수록 많이 두드린다"고 했다. 이번 평창 대회에 대해선 "부모님이 태어난 국가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건 참 특별하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팀은 이날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팀 기자회견을 위해 평창 메인프레스센터 중 가장 규모가 큰 강원룸을 예약했다. 강원룸은 평소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나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이 기자회견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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