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가 그린 '보이지 않는 그림' 세상 밖으로

조선일보
  • 최아리 기자
    입력 2018.02.09 03:03

    英왕실재단, 내년 5월 첫 공개
    구리 펜촉으로 그린 손 드로잉, 산화돼 자외선 비춰야 볼수 있어

    내년 레오나르도 다빈치 사망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 왕실이 비장의 소장품을 공개하기로 했다. 왕실 재단 로열 컬렉션 트러스트는 1660년 즉위한 찰스 2세가 수집해 소장한 다빈치의 드로잉 550여 점 중 일부를 내년 전시회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7일(현지 시각) 밝혔다.

    공개될 예정인 소장품 중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연분홍빛의 빈 종이'이다. 이 종이엔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아 오랫동안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다빈치가 그린 '보이지 않는 그림' 세상 밖으로
    /로열 컬렉션 트러스트
    과학자들이 그 비밀을 밝혀냈다. 종이에 자외선 광선을 비추자 보이지 않던 그림이 나타났다. 나무 막대기를 쥐고 있거나 방향을 가리키는 등 여러 동작을 취하고 있는 손 모양을 스케치한 것이었다. 다빈치가 1481년 '동방박사의 예배(Adoration of the Magi)'를 그리기 위해 손동작을 연구하며 그린 드로잉이다. 이 드로잉이 '보이지 않는 그림'이 된 것은 다빈치가 평소 자주 쓰던 은 펜촉이 아니라 구리 펜촉을 썼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보다 반응성이 큰 구리가 투명한 '구리염(Copper salt)'으로 산화되면서 점차 그림이 흐려진 것이다. 자외선은 가시광선에 비해 투과율이 높아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게 됐다.

    재단은 이 그림을 '빈 종이'로 보이는 원본 드로잉과 자외선 사진을 함께 전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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