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4개교 올 신입생 '0명'

조선일보
입력 2018.02.09 03:03

[59개교는 '나홀로 입학식', 28개교 문닫아]

학생 감소, 초등학교 가장 심해
신입생 없는 중·고교도 10곳

"오늘, 대구서부중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이네요. 여러분의 꿈이 이뤄지면 자랑스러운 모교를 잊지 말아주세요. 여러분이 이룬 꿈이 대구서부중의 아름다운 역사가 될 거니까요."

2018년 전국 초·중·고교 폐교 현황
지난달 5일 대구 서구 서부중학교 강당에 울려퍼진 양의숙 교장의 목소리가 작게 떨렸다. 이날 서부중에선 졸업생 119명의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학생 수가 줄어 올해 인근 서진중과 통폐합되면서 마지막 졸업식이 열린 것이다. 대구 서구 지역 학생 수는 2007년 8187명에서 지난해 3221명으로 10년 만에 60% 줄었다.

저출산 여파로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올 3월 신입생이 없거나 단 한 명인 초·중·고교가 전국 113개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는 학교는 54개교(분교 포함 250개교), 한 명인 학교는 59개교였다.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는 학교는 경기·경북이 13곳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10곳), 강원(8곳), 전남(7곳) 순이었다.

아예 문을 닫는 학교도 속출하고 있다. 경남(9교)·부산(4교)·경북(3교)·전남(3교) 등 전국 28개교가 올해 폐교된다. 분교를 포함하면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교육부에 따르면 1982년부터 작년 3월까지 총 3683개교가 문을 닫았다.

저출산 여파는 중·고교까지 치고 올라왔다. 올해 신입생이 없는 학교 54곳 중 19%(10개교)가 중·고교다. 올해 신입생을 받지 못한 강원 영월군 상동고 박응규 교감은 "내년에도 학생이 없으면 폐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동문회에서 '폐교만은 막자'며 신입생에게 장학금 200만원과 외국 연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에선 지난해 중학교 4개, 고등학교 1개가 학생 수 감소로 폐교됐다. 학생 수가 줄면서 소규모 학교(초교 240명, 중·고교 300명 이하) 수도 2010년 55교에서 지난해 103교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김흥백 부산시교육청 적정규모화교육성추진단장은 "학생 수가 너무 적은 학교들은 순회(巡廻) 교사나 상치 교사(담당 과목 외 교과도 가르치는 교사)가 배치되지만 교육의 질에 대한 우려로 기존 학생들마저 도시로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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