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자씩 씹어 소화시키는 느낌"… 성경 공부의 맛!

입력 2018.02.09 03:03

매년 2월, 성경 공부하는 'KYBC'
지난 8년간 66권 중 33권 소화

"'베드로 전서(前書)'가 탄압받는 그리스도인을 위한 격려라면, 2년 후쯤 베드로가 신자들에게 쓴 편지인 '베드로 후서(後書)'는 '경계'입니다. 거짓된 것을 주의하라는 뜻이죠."

지난 2일 오후 충남 천안시 나사렛대 강의실. 지수향 전도사(미국 시라큐스 한인교회)는 '베드로 후서'에 대한 정의(定義)로 강의를 시작했다. 문장과 낱말 하나하나를 뜯어 그 의미도 일러줬다. 수강생들은 1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했다. 이들이 펼친 성경엔 색색 형광펜 밑줄이 가득했다. 같은 시각 지하 강의실에서도 성경 공부가 진행됐다. 강신철 목사(포항 포스텍교회)의 '빌립보서' 강의. "여러분 빌립보서 1장 9~11절은 역순(逆順)으로 읽어보세요. 그러면 내용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KYBC 참가자들이 붙여놓은 표어‘성경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ible)’.
KYBC 참가자들이 붙여놓은 표어‘성경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ible)’. 이 모임은 2박 3일간 식사, 취침을 빼곤 오직 성경 공부만 한다. /김한수 기자
올해 8회째인 이 자리는 매년 2월, 2박3일간 열리는 초교파적 성경 공부 모임 'KYBC(Korean Young People Bible Conference)'. 과거 '사경회(査經會)'라 불렸던 성경공부 모임의 21세기 버전이다. 모임의 시작은 교민 교회였다. 미국 뉴욕주 6개 한인 교회가 연합해 매년 겨울방학이면 성경을 공부하는 NYBC(뉴욕 바이블 콘퍼런스)를 경험하고 귀국한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모임을 만들었다.

공부 방식은 '성경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ible)'이다. 목요일 오후 시작해 토요일 오전 마칠 때까지 식사와 취침 시간을 빼곤 성경 공부만 한다. 대강 훑기가 아니라 '심화학습'이다. '성경을 한 글자씩 씹어서 소화시킨다'는 느낌이 든다. '빌립보서' '베드로 후서' '미가서' '전도서'를 포함해 8년간 신구약 66권 중 33권을 소화했다. 전체를 다 공부하려면 앞으로도 8년이 남았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속도이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전국 각지에서 교파를 떠나 유모차 밀고 온 엄마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휠체어 탄 장애우까지 남녀노소가 모였다. 직장인은 휴가를 내고 참가했다.

7년째 강의하는 강신철 목사는 "언제부턴가 교회 성경 공부에도 흥미·재미가 없으면 안 되는 분위기가 생겼다"면서 "재미와 상관없이 성경 말씀을 바르게 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전할 수 있다는 걸 이 모임을 통해 깨달았다"고 말했다. 올해로 네 번째 강의를 들은 최모씨는 "루터는 종교개혁을 이끌면서 '오직 말씀'을 이야기했다"며 "투박하고 소박해 보이지만 성경 말씀을 공부하는 진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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